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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E Jan 20. 2023

<오후> 김종영 임차인 이야기

띵당의 임차인 인터뷰


서울숲에는 후한 인심으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오후라는 곳이 있습니다. 오후의 이름은 "다섯 오"에 "두터울 후"를 써서 오후인데, 그 다섯 오에는 김종영 사장님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어 하는 다섯 가지를 감았습니다. 웰빙, 서비스, 청결, 신선함, 새로움이 그 다섯 가지죠.



오후는 기본적으로 현미밥을 제공하고 매일 바뀌는 국을 선보이는가 하면 메인 음식이 아닌 반찬이나 밥 같은 경우는 무료로 리필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오후에서 추구하는 다섯 가지를 무엇이든 후하게 주고 싶은 김종영 대표의 말은 꽤 인상적이기까지 합니다.


"저희는 신선한 재료들과 새로운 음식들을 접목해서 만든 맛있고 건강한 가정식 밥집입니다. 너무 맛있는 음식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들이 있잖아요. 국내에도 한동안 건강한 음식들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당시에는 건강한 음식은 심심한 맛이라는 편경이 있었어요. 저는 건강식도 재밌는 맛이 있을 수 있고 트렌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오후가 탄생하게 됐어요."


그런 마음에서 나온 오후는 서울숲에 위치해 그 분위기가 더 살아납니다. 김종영 임차인은 오후를 준비하면서 건강한 식사를 하고 나면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잇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고 늘 생각했었고 성동구 토박이답게 가까이에 있는 서울숲이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판 아래 자리 잡은 그늘진 벤치에 앉아 맞은 편의 큰 나무를 보면 괜히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좋습니다. 여느 날의 평범한 오후에 느낄 수 있는 소박한 행복이 찾아오는 느낌이랄까요? 골목에 위치해 있어 북적이는 사람들에서 벗어나 빌딩과 나무 사이 햇살이 들어오는 느낌은 오후만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오후의 인테리어도 서울숲과 어우러집니다. 우드로 둘러싼 고즈넉한 실내는 다정함이 전해지고 깔끔한 하얀 타일은 세련된 느낌을 더합니다. 곳곳에 놓인 귀여운 소품들은 보는 재미가 있고, 특히 방문한 고객들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프라이빗하게 공간을 분리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가정식 밥집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도록 준비된 큰 상은 벌써부터 나오지도 않은 반찬들이 먹고 싶어질 지경이더군요.



"오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바쁜 고객들이 한적한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 공간을 찾으려 엄청 애썼습니다. 번화가에 위치한 상가를 찾는다는 건 쉽지만 뭔가 사람이 많은 곳에 위치하게 되면 식사를 할 때도 괜히 마음이 바빠지잖아요. 6개월 만에 지금 이 가게를 찾아서 바로 계약했는데 인테리어 하는 시점에 전 임차인과 임대인의 소송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공사를 못했고 월세는 월세대로 나가고 권리금은 권리금대로..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픈을 다행히도 잘하게 됐지만 제가 내고 싶은 분위기를 100% 실현하진 못해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김종영 임차인이 띵당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점도 바로 이런 부분에서 니즈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간극을 줄이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제 개인적으로는 공간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일하는 사람은 물론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디테일하게 챙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직원은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직원들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직원들이 행복해야 방문하시는 손님들도 행복해진다고 믿으니까요. 그래서 가게를 위한 의견도 서로 많이 주고받는 편이고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오후는 한정 수량 판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당일 신선한 재료만 받아서 그 양만큼만 판매하는 거죠. 그래서 손님들이 많으면 일찍 문을 닫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김종영 임차인은 욕심부리지 않고 항상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한결같음이 오후를 우직하게 버티게 해주는 건 아닐까 하네요.



김종영 임차인은 오후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분위기에 맞춰 공간을 꾸미고 브랜드 영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성수동 오후를 시작으로 핸드드립 커피 맛집 5to7, 오리지널 빈티지 성수 빈티지 카페, 성수동 쿠키 명소 구욱희씨 등 색깔과 콘셉트가 분명한 총 네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게들마다 장사가 잘 되는 이유입니다. 성수동에 사진 찍으러 오는 모든 이들이 이곳을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은 이 디테일한 소품 하나하나 사진의 배경이 되기 좋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등이 오후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맛을 전달하는 기분은 충실하되 방문한 모든 이들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 만족하게 하는 것. 물론 가장 중요한 콘셉트를 유지하는 디테일한 센스는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말이죠. 김종영 임차인은 벌써 성수동에 본인의 철학과 색을 담은 명소 네 곳을 탄생시켰습니다. 그가 선택하는 곳은 사람이 모입니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그것이 궁금합니다.



사이즈가 작은 매장을, 직장인들이 많은 지역에 건강한 샐러드 테이크 아웃 전문점으로 차리고 싶어요. 그리고 구욱희씨를 쿠키 디저트 테이크 아웃 버전으로 좀 더 저렴하고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공간 자체가 풍기는 아기자기하고 코지한 느낌이 좋아 골목 상권도 환영합니다.




* 본 콘텐츠 저작권은 띵당에 있습니다.


* 임대인님! 임차인에 대한 상담은 띵당에 문의하세요. 임대인님의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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