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YE Oct 12. 2023

성수동 카페 <5to7> 김종영 임차인 이야기

구옥 리모델링에 관심 많아요


성수의 5to7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영 임차인은 기존 건물과 주변 환경의 느낌을 살리며 인테리어를 했고, 시간과 환경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며 성장해 갔습니다. 그만큼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데요. 그가 직원들의 순간들을 잊지 않고 감사해하고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행복감을 완성하기 위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던 마음에서 시작된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Q. 5to7이라는 카페 이름이 독특합니다. 어떤 뜻일까요?


김종영 임차인 : 카페를 오픈할 때, 친구들이 모두 바빠서 여유를 가질만한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습니다. 퇴근 후에 편하게 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공간이랄까요? 5to7은 퇴근 시간이에요. 5시에서 7시. 퇴근 시간을 준비하며 오늘은 퇴근하고 어디에서 커피 한 잔 할까? 어디서 좀 쉴까? 이런 생각을 한다는 의미에서 만들게 됐습니다. 카페 슬로건은 Time to be free인데, 슬로건과도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생각해요. 여기 오셔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일상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 


Q. 성수동에 카페를 오픈하신 이유가 따로 있으실까요?


김종영 임차인 : 성수동 토박이입니다. 그래서 서울숲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며 자랐죠. 이 골목과 이 지역을 좋아해요. 친구들도 지인들도 여기 많이 살고 있고요. 그래서 이 지역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여기 뭐가 없었으니까 변화시키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 골목에 여러 가게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너무 잘 돼 가고 있는 지역이라 뭘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네요. ㅎㅎ



Q. 5to7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일화가 있으신가요?


김종영 임차인 : 코로나 때 저희도 홀영업을 못해서 힘이 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비 오는 날에 손님 한 분이 오셨는데요, 포장을 원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는 포장이 없었거든요. 왜냐면 수플레가 포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손님이 "다른 곳에서 수플레를 포장해서 먹어봤다. 시간이 지나도 괜찮더라. 여기는 왜 안 하는 것이냐. 서울숲에 가서 먹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포장 용기도 없었는데 어찌어찌 포장을 해서 드렸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잖아요. 비도 오는데, 우리 음식 먹고 싶다고 와주셔서 포장 얘기까지 해주시고. 그게 저희에게는 전환점이 됐어요. 그 후로 배달과 포장을 시작했거든요. 서울숲이 바로 옆이니까 정말 서울숲에 포장해 가서 먹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한 시간 정도 거리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포장을 시작했고, 이제 저의 고민은 좀 더 맛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포장 용기를 연구하는 것이었죠. 


Q.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힘든 순간을 극복하는 순간이셨군요?


김종영 임차인 : 네. 그렇죠.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을 극복하는 건 직원들의 힘이 크기도 해요. 매니저님뿐 아니라 직원들 모두 가게를 위해 고민해 주시고 손님을 위해 고민해 주시니까요. 손님을 실제로 상대하고 맛을 책임지는 직원들이 그런 고민을 해준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해야 했고 컨설팅을 하게 됐습니다. 매장이 어려울 수 있어도 대표가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걱정 없이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Q. 가게 이야기를 해볼게요. 5to7은 층마다 섹션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종영 임차인 : 맞아요. 처음엔 브루잉바처럼 바를 길게 만들었더니 공간이 나뉘는 거예요. 그래서 공간을 아예 나눠서 꾸며 보자 생각하게 됐고, 여기가 원래 집이었던 곳이라 방 자체는 없어졌어도 섹션 자체는 존재하니까 그걸 기준으로 분위기를 나누는 것에 이용해 봤습니다. 제가 빈티지 가구도 좋아하고 코지한 것도 좋아해서 가구들은 직접 골랐고요, 손님들이 올 때마다 매번 다른 공간에서 다른 느낌으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봤어요. 



Q.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변하겠네요? 다음 디자인도 생각하신 게 있나요?


김종영 임차인 : 저희가 나름 동네 장수 브랜드 카페입니다. 오래됐죠. 그래서 새로운 분위기 등을 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어요. 빈티지 가구들을 선호하다 보니 저희가 가구가 편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 프렌치 라탄을 구매하여 라탄 공간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의자도 좀 더 편한 걸로 바꾸고 조명도 바꾸고요. 


Q. 띵당을 통해 임대인과 매칭이 된다면, 어떤 임대인과의 매칭을 원하실까요?


김종영 임차인 : 이 카페가 있는 구옥을 평소 알던 분이 사셨어요. 그때 제가 5to7을 만들려고 제안을 드렸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임대인이 바뀌었어요. 새 임대인께서도 정해진 선 안에서라면 크게 터치하지 않는 분인데요, 매년 오르는 임대료가 걱정이긴 합니다. 이상적인 임대인이라는 건 없겠죠. 그런데 저희가 임대인의 공간에 임차인의 삶을 얹어 가는 거잖아요? 서로가 그걸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본에는 오래가는 F&B 매장이 많은데, 오래가는 매장이 있는 건물이 가치나 관리 면에서도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임대인이 내 건물의 가치나 임대료만 생각하게 되면 어렵겠지만 임차인 브랜드나 그 지역 상권을 생각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옥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습니다. 낙후된 곳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동네나 건물 구옥을 개발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공간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그곳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건물에 애정을 가진 임차인을 기억해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한 잔의 룰루랄라> 이성민 임차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