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YE Nov 06. 2023

[강피엠] 루이스 멘도의 세계 (문도멘도 전시회)

문화생활 하고 온 오예 멤버들


  오픈유어아이즈 컴퍼니에는 인스타그램 계정(https://www.instagram.com/oyee_hi/)이 있다. 브런치에도 조만간 선보이겠지만 월요일마다 인스타그램에 컷툰을 연재 중이다. 디자이너님이 제법 컷툰을 재밌게 그리신다. 덕분에 우리도 캐릭터나 일러스트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중인데 우리의 비즈니스 멘토인 거늬님이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하고 있는 "문도멘도" 전시를 보고 오라며 추천해주셨다.



  "문도멘도가 누굽니까?"

  급하게 검색에 들어간 우리들. 전시회의 작가는 '루이스 멘도'. 그가 그린 몇 장의 일러스트는 꽤 낯익었다. '뭔가 꽤 좋아 보이는데?' 우리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보러 가시죠?" 부랴부랴 예매한 후 부랴부랴 서촌을 향해 출발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루이스 멘도'에 대해서 보여주었다. 그가 스케치북에 그리던 예전의 것부터 아이패드에 그리는 요즘의 것까지. "네? 아이패드요? 저도 아이패드에 그리는데요? 네? 넌 루이스 멘도가 아니지 않냐고요?.... 그건.. 맞아요... 그림도 발로 그리죠." 여하튼 '루이스 멘도'는 디지털 드로잉을 하면서부터 아날로그 드로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의 화풍이라고 해야 할까? 그림이 주는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 그림이란 걸 잘 모르는 그림알못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디지털 드로잉으로 그린 그림들이 아날로그로 그린 그림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더라. 질감이 아날로그 때의 그것 그대로였다. 너무 좋았고, 신기했다. 이건 그리는 사람의 감성 때문인걸까? 아니면 이 또한 기술력인 걸까?


  두 번째 섹션에서는 그가 만나온 도시들을 볼 수 있었다. 거기서 난 그와 꽤 큰 공감대를 느꼈다. 출퇴근길에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 사람들이 바쁘게 오고가는 거리. 별거 아니게 반복되는 것 같은 그 일상들도 사실은 매일 매 순간이 다르다. 가끔 내 기록들을 보고 누군가 "네 주변엔 항상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아."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내 주변에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난 관찰하고 기록했을 뿐이고 당신은 관찰하지 못했거나 안 했을 뿐인 것이라고 답하곤 했었다. 아니, 그런데 '루이스 멘도' 당신도? 나처럼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기록하고 표현했을 뿐이었다. 순간의 변화들과 순간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자신의 상상에 덧붙여 표현했다. 반가웠다. 동지를 만난 느낌이었다. 무심결에 보게 되는 것들도 결코 그냥 지나치치 않고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동지. 그래서 그의 그림들을 보면 이야기가 떠올랐던 모양이다. 즐거웠다.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그림은 흔하지 않은데, 그의 그림에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루이스 멘도' 그림에서 좋았던 또 하나는 빛이었다. 난 하늘과 노을을 좋아한다. 그런 내게 '루이스 멘도'의 그림 속 빛은 지금 이 순간이 아침인지 저녁인지를 추측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전체적인 색감과 빛이 만든 그림자들을 통해서 말이다. '루이스 멘도'는 정말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다.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표현력까지 좋았을 때 이렇게나 풍부한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구나. 나도 만들어 내고 싶다.



  마지막 섹션은 집안이었다. 집안도 세상이라면 세상이라 '문도(세상)'에 포함된 것 같다. 가장 작은, 가장 개인적인 세상인 나의 집. 그래서인지 홀 중앙에 커다란 고양이를 소파 위에 두었더라. 여긴 집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걸까? 코로나 시기에 집을 떠나지 않고도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각자의 방법으로 집에서 자신만의 행복과 삶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루이스 멘도'의 그림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그린 시리즈와 도쿄에 살고 있는 그의 가족들과의 일상으로 전시회는 끝난다. 아, 너무 좋은 마무리다. 개인에서 시작하여 모든 것이 되었다가 다시 개인으로 돌아와 마무리되는 전시라니. 너무 좋은 세계관이다.


  전시회를 다 보고 나온 우리들은 피자와 떡볶이를 먹으며 다소 상기된 상태로 작품에 대해 떠들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말 각자의 포지션에서 전시회를 바라봤더라. 각자 어쩜 그리 포인트들이 다른지. 아는 것이 보이고 연상되는 것이 그려지는 법이긴 하다. 재밌는 모습이었다. 그런 서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주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까지도.


  "우리 전시회 종종 갑시다. 영혼이 채워지는 기분이에요."


  대표님의 말씀에 공감한다. 누군가의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은 항상 나를 채워준다. 고픈 줄도 몰랐던 것들을 채워 주고 간지러웠는지도 몰랐던 부분을 긁어준다. 그리고 중요한 숙제도 내준다. 나도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한다. 나는 우리 회사가 이런 채워짐의 중요함을 알고 있는 회사라 좋다.


  그래서 다음 전시회는 어디 갈 거예요? 문화생활 뭐 할 거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