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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가지

by 오옐

어릴 적 손에 닿는 이파리를

괜히 만지작거리며 지나갔더랬다

어둑해진 골목으로 회귀할 때

연두색 잎은 초록으로 여물였다


부은 눈꺼풀을 손으로 비비면서

바삐 슬픔을 닦아낸다

꼭 날씨가 맑은 날 눈치도 없이 그래

시선을 둘만한 곳이 없어

담벼락을 서성이는 움직임


사람들이 써 내려간 책에는

마음 저리고 쓰린 사연이 많아

길가에 자란 이파리 결을 만지작대며

오늘은 어떤 감정을 묻고 왔나요


숱한 나날 가지치기를 하며

자란 잎은 한 뼘 가까이 닿았다

비와 해를 그대로 받으면서

자연이 그러하듯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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