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양이

by 오옐


아무 대가 없이 기다려주는 손

눈과 귀를 쫑긋하고 마주 보면

세상이란 게 놀랍도록 단순해지곤 한다

말을 잘하고 싶다던 내 머릿속 고민은

그게 다 어떤 의미가 있지?

‘생각이란 참 피곤해’ 고개를 받쳐 눕는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실 뭉터기 한 올 삐져나온 끈을

툭툭 건들면서 아주 작은 것부터 보자

배가 부르면 잠이 오고 가다 피곤하면

눈을 감고 쉬었다가 개운한 몸으로 일어나

쭉 기지개를 켜는 거지

어린 시절 많이 했던 체조를 떠올리면서

오늘도 너무 수고 많았어-

우리 모든 하루에 꼭 필요한 이 말을 안고

잠든 너와 함께 잠이 드는 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