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패딩을 입고 언제 피어났는지 모르게 만개한 개나리 꽃의 그림자를 밟으며 걷는다. 오늘은 시원한 냉면을 먹을까, 따뜻한 쌀국수를 먹을까. 패딩을 입고 카디건을 입고 반팔을 입고 걷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본다. 찬 바람에 옷을 여미다가도 등에 닿는 온기가 이제 가벼운 차림으로 다녀도 되겠다며 툭툭 나를 떠민다. 나무는 불순물을 씻어내고 다음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온풍이 불어오겠지만 왠지 난 겨울향이 나는 사람이 반갑다. 다음 그다음을 준비하는 우직함이 깃든 사람이 더 마음이 간다. mbti같이 계절과도 어울리는 성향이 있다면 나는 겨울일까? 겨울은 잠도 많이 오는 계절이니 어느 정도는 많이 닮았겠다. 어떤 메뉴를 먹을지 아직도 고민이다. 심지어 냉면, 쌀국수에 딸기 케이크도 선택지에 놓였다. 식목일이 임시 공휴일이 된다고 한 짓궂은 거짓말에 마음이 들썩여서 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