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액자 속 그 안의 오래된 사진
어디서 왔는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낯선 장소에서 만나
같은 높이에 시선을 맞대고
셔터를 누르기 전
그날의 날씨와 주고받은 대화 주변의 소음
상상만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내게 전해주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맞아 여우가 그랬지
가까이 보고 어루만지려다
한참을 가만히 서서 사이의 시간을 세어본다
한가운데 자리한 사람들 가운데의 가운데
우리 다 네모 안에 있었군요
무제로 남겨둔 이야기는 묻지 않기로 할게요
다음 이야기를 들으러 올 사람을 위해
빛 아래 고요함을 뒤로한 채
반가움도 잠시 인사를 나누곤
작은 전시회를 하러 프레임 밖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