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의 여왕"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데미그라소스 오므라이스라는 런치 메뉴를 파는 작은 식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였다. 여자 주인공을 오므라이스 가게 아들 네명이 모두 좋아했으니 꽤나 복잡한 로맨스 드라마이긴 했으나 사실 그런 기억보다는 이 드라마가 내 뇌리속에 남긴건 데미그라소스라는 처음 들어보는 소스가 뿌려진 오므라이스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먹는 여주인공의 모습이었다.
오므라이스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녀가 먹고 행복해 하는 그 모습에 빠져 데미그라소스 오므라이스 앓이를 몇년이나 했는지 모른다. 처음엔 오므라이스가 뭐 별거라고 저렇게 행복하게 먹냐?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덧 그녀의 미소에 빠져 먹어보지도 못한 오므라이스 앓이는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 만큼 그녀의 미소는 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겨버렸다.
그녀의 이름은 "다케우치 유코" 우리나라에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의 여주인공이거나 일본 드라마를 조금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스타 여배우의 비보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녀를 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미소를 지녔을까?라고 부러워 한적도 있었다. 그녀의 개인사는 인터넷만 조금 쳐봐도 나올만큼 순탄치 않았지만 그녀의 미소는 그런 뒷 이야기 따윈 생각나지 않을만큼 행복한 미소였다. 그 미소덕에 섣부른 안심을 했던것 같다. 그 미소만 믿고 있었나보다.
어느 쇼프로에 나와 자신의 자랑거리로 생명선이 길어서 오래 살 것 같다고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그녀는 스스로 그 생명선을 멈춰 버렸다. 무엇이 그녀의 자랑거리이던 생명선을 멈추게 하고 싶었는지 그녀의 진짜 본심은 알 길이 없다. 그저 내가 그녀를 위해 빌어줄 수 있는건 먼곳에서는 그 햇살같은 미소뒤에 그림자 따윈 없이 행복하기만을 바라주는 것 뿐. 영면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