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의 삼촌이 돌아가셨다.
갑작스러운 결말이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시던 분이
갑작스럽게 쓰러지시고 한 달 좀 넘는 병원 생활을 하시다가 돌아가시게 되었다고 했다.
친구는 삼촌이 편찮으신 내내 상심이 컸고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니 너의 고생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길 해왔다. 우린 서로 삼촌의 현재 상태와 안부를 묻고 내가 아빠의 병원비 지원을 위해 미리 알아보고 혜택 받았던 정보들을 친구에게 공유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결국 삼촌은 영면에 드셨다.
장례식장에 내려가던 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삼촌 아침에 떠나셨대. 지금 내려가는 길이야."
"삼촌 고생 많으셨다. 갑자기 편찮으시고 고생 많으셨는데 삼촌 이제 평안함에 이르셨을 거야. 가족들 상심이 클 텐데. 네가 잘 위로해 드리고 옆에서 잘 버팀목이 되어드려"
"응, 고마워. 잘 보내드리고 올게"
장례가 끝난 후 친구는 내게
"잘 보내드리고 왔어. 근데 장례가 어릴 땐 몰랐는데 나이 들고 보니 보이는 게 다르다. 너무 할 일도 많고 보통일이 아니더라. 이걸 나중에 너 혼자 어떻게 치루냐. 우린 삼촌 형제가 여럿이라 분담이 됐는데 너는 어떡하냐. 나는 삼촌 장례 내내 니 걱정이 되더라. 이걸 얘가 어떻게 혼자 하나"
"잠도 못 자고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내 걱정을 했어? 감동이네. 걱정은 고마운데 그런 앞날 걱정은 지금 하고 싶지 않아. 현재를 살아가기도 벅차고 그리고 내가 올해 크게 느낀 게 있는데 미래는 걱정하고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예상상황 1,2,3 만들어 그 외의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거. 미리 걱정하는 게 스트레스만 더 쌓이지 도움이 안돼.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내 예측대로 된 게 하나도 없잖아. 장례도 뭐 닥치면 그때 생각할래. 어떻게든 되겠지. 우선은 이번 주, 오늘을 살아내기도 벅차다"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게 맞는 거겠지. 맞아. 인생이 예측대로 되는 건 아니지. 그래도 상조라도 들고 할 수 있는 대비 정돈 해놔. 아버지가 건강하시면 몰라도 이런 대비 정도는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응 그것도 안 알아본 건 아닌데 친구의 지인분이 장례지도사 하고 계신데, 어느 상조 들면 좋을까 여쭤보다가 일 생기면 그분께 연락하래. 우리 지역 근처에 일 잘하시는 장례지도사분 소개해주시겠다고. 나도 한두 번 뵌 분이라 그분께 부탁하려고"
"그래, 네가 나보다 그런 건 더 잘 알아서 해 놨겠지. 그래도 나중에 너네 일 생기면 나라도 꼭 손 보탤게. 연차를 써서라도 내가 같이 지켜줄게. 이번에 삼촌 장례 치르면서 윤이네 장례식에 나도 가서 거들어줘야지. 곁이라도 지켜줘야지. 생각했어."
"고맙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네"
"진심이야. 다른 건 몰라도 너 걱정하고 위해줄 친구들 있다는 거 잊지 마. 나도 있고 다른 친구들도 있고"
"어. 내가 친구복이 이렇게 넘치도록 좋았나 싶을 만큼 이번에 애들 도움 많이 받아서 알고 있어. 어떻게 이런 애들만 내 주변에 친구로 있어줄 수가 있는 건지. 하늘이 모두 다 빼앗기만 하는 건 아닌가 봐(웃음)"
"그럼, 진짜 너한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 사실 잊지 마"
"응"
잊지 않지. 그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결국에 남는 건 가족뿐이고 마지막까지 네 곁을 지켜줄 사람도 가족뿐이라고
그런데 정작 이 큰일을 겪는 내내 나를 위로하고 지탱하고 버팀목으로 든든히 곁을 지켜준 건 친구들이었다.
매일같이 연락이 오고 언제든 본인의 집 한켠을 내어주고 밥을 사주고 끼니라도 제때 챙기라며 배달비라고 봉투를 찔러 넣어주고 김장김치를 집 앞에 갖다주고 영양제를 보내주고(생각해 보니 죄다 먹을 것들이었네) 종종 모여서 시시덕 거리는 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게 생긴 큰 일 앞에서 모두 짜기라도 한 듯이 네 곁엔 내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고
고맙다! 내 인생의 귀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