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017
새로 바꾼 베개가 문제였을까?
면회를 끝내고 가려고 하는 나를 붙잡고 집에 같이 가자고 집에서 밤에 잠만 자게 해달라며 붙잡던 아빠의 손길 때문이었을까? 이틀동안 지독한 악몽에 시달렸다.
이 악몽은 처음이 아니다.
아빠를 요양병원에 모셔두고 가끔 나는 악몽을 꾸곤 했다. 내용은 비슷했다.
병원에서 구박받고 주눅들어 있는 아빠, 그것도 모르고 헤헤 거리며 먹을걸 사들고 가서 잘 아빠 좀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내 모습, 아빠는 자꾸 나에게 사인을 보내는데 못알아들은 나는 아빠는 여길 절대 나가면 안돼!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나가는 꿈.
제3자가 되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속이 터지고 마음이 쓰리다.
"아빠가 신호 보내는거야. 여기서 구박 당하고 있다고 구출해 달라고"아무리 소리쳐 외쳐도
꿈속 저 너머의 나는 급한 발길로 병원을 나가버린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는
"아빠 미안해 아빠 미안해"란 말만 되내이다 깰 뿐이다.
이 꿈은 허구이고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 전혀 없다.
그냥 몇달전 지금 온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전 대통령 부인의 오빠란 사람이 운영하던 온요양원 사건을 뉴스로 접한 뒤 나의 악몽은 시작되었다. 치매 노인들을 학대하고 먹을걸 부족하게 제공하고 괴롭혔다는 온요양원의 사건은 그냥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 내 이야기, 내 살을 파고드는 아픔으로 감정이입이 되었다.
아빠가 계신 병원은 그곳이 아님에도 나는 계속해서 불안에 휩싸였다.
아빠가 유독 나를 집에 못가게 붙잡는 날이면 꼭 그런 꿈을 꾸곤 했다.
아빠의 사인을 못알아 채는 내가 언제가 거기 있었다.
그렇게 자도 잔것 같지 않은 아침을 맞이하고 인터넷 뉴스를 켰는데 15년간 치매 어머니 병수발을 하던 50대 남성이 함께 모시던 형과 셋이서 동반자살을 시도했단 이야기였다. 이 또한 남일 같지 않았다. 저런 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되지만 그래도 그 심정과 고통은 얼핏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잔인하지만 남의 아픔으로 다시 한번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이 반복되는 악몽을 나는 끌어안고 가야 한다.
매일 현실이 악몽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