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다른, 삶의 가치
“그건 학교 다닐 때 미리 고민을 했어야지, 지금 와서 고민하면 어떻게 해.”
주말에 들은 말이었다.
나는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더 재미있으려나, 행복하려나,
이런저런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던 참이었다.
막상 이 말을 들을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틀이 지난 지금은 뇌리에 강력하게 남아서, 마음 한쪽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게, 나는 학교 다닐 때 뭐 했을까
별다른 계획이 없어도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하다가 이제 와서 이렇게 커다란 고민에 빠져있는지.
그래도 한 번도 막 살아왔다거나, 본능이 향하는 대로 했다거나 한 적은 없던 나인데.
열심히 공부했고, 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었는데.
갑자기 지난날의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나는 이미 했어야 하는 고민을 지금에서야 하는 건가 싶어서.
남들과 비교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비교대상들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우울해져 버리고 말았다.
실상은 그렇다. 이 말을 해 준 내 친구와 내 삶의 기준은 다르다.
내 친구가 세운 삶의 기준은 성공해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친구가 생각한 방법은,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 가서 많은 돈을 벌고,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서 입사를 위한 정량적 스펙을 모두 맞췄고, 실제로 졸업이 한 학기나 남아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기업 두 곳에 모두 합격했다.
근데 내 삶의 기준은 아니다.
나에게는 삶의 순간을 충실히 느끼는 것,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아직 큰 방향만 있지 ‘무엇’을 통해서 그것을 실천할지는 없다. 하지만 꾸준히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답이 정해진 길이 아니다.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그 방법 중 하나는 브런치다.
다른 공간보다 브런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들 솔직하게, 정성 들여 한 자 한자 써 내려간 글이 있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내가 브런치에 애정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반짝이는 삶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유튜브도, 요즘 유행한다는 SNS에는 모두 다 신나고 즐겁고 잘난 모습만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얘네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세상에서 나만 빼고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풍족하고 잘난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나라는 사람이 부족해 보인다. 아주 많이.
그런데 브런치는 아니다.
즐거웠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뿐 아니라 순간순간의 단상들, 우울한 내 모습, 어쩌면 조금은 찌질해 보일 수 있는 모습까지 모두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다양한 삶의 면면이 기록된 이곳에서, 그런 글들을 통해서 위로를 받는다.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다들 사는 게 쉽지 않구나,
그렇지만 다들 삶을 사랑하려 노력하는구나,
삶을 살아내는 그런 모습들에서, 힘을 얻는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잘난 모습만 보이는 글이 아니라, 삶이 배어 있는, 진심이 묻어나는 그런 글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글을.
그러니까 나는 내 기준에 맞춰서 살면 된다. 내가 세운 방향대로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
비교해야 하는 대상은 오직 ‘지난날의 나’다.
쉽지는 않지만, 타인과 비교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지.
낑차.
201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