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작가 Oct 15. 2020

진짜좋은거

에세이 [진짜좋은거] / 1. 들어가며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그래서 예전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그러면 꼭 전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20년 전으로 나에게로 가서 꼭 전해주고 싶은 책 [진짜좋은거]





"만인이 오직 좋은 것을 구하지만
실제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테스형-





다들 하니까 나도 그냥 하고

모두가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고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니까 좋은 거라고 믿어온

나...


내가 (원)하는 것들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원)했던

나...


성공의 본질이 무엇이고

행복이란 게 정말 뭔지

그러니까 내가 그토록 원하는

그 ‘좋은 게’ 뭔지를

잘 알지 못한 채 원하기만 했던

나...


그런 '나'와 세상의 모든 '나'에게 전하는





‘좋은 것’을 원함


바람 바람 바람



나는 딱히 원하는 게 별로 없는 아이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단지 내가 무언가를 원한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 대부분이 그랬다.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수많은 일을 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쉬지 않고 무언가를 원했다(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잠에서 깨어나 가장 먼저 원했던 것은 더 자는 거였다.

몸살이 나서 학교를 안 가도 되기를 바랐다.

숙제 검사를 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고

빨리 점심시간이 와서 뭐든 먹고 놀고 싶었다.

학교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고 군것질을 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놀고 싶었고 놀 때는 우리 편이 이기기를 바랐다.

내가 히어로가 되어 모두가 나를 좋아해주는 걸 상상하기도 했다.


숙제가 없거나 간단했으면 했고,

시험을 망치면 성적표가 안 나왔으면 했다.

때로는 학교에 불이 나서 시험지를 흔적도 없이 태워주기를 바랐다.


그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을 원했다.


그렇다고 대단한 걸 바라지는 않은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꽤 대단한 것들이다.

사소한 것이든, 아니든,

내가 원한 것이 그대로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마법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어린 내가 주로 원했던 것은 혼나지 않는 것,

생리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

재미있는 것, 능력을 갖는 것 등이었다.

내가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얻어지기를 원하거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기를 계속해서 원했다.

내가 원했던 것들이 이뤄져 만족스런 때도 있었지만

기대했던 상황이 오지 않아 실망했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나는 매일 일어나 학교에 갔고 성적표는 어김없이 나왔다.

학교엔 불이 한 번도 나지 않았으며

우리 편이 늘 이기지도 않았다.

결국 나는 히어로가 되지도 않았다.




내게 이득이어서,

그래서 그렇게 원해온 것들이 정말로 가치 있는 것들이라면,

그렇다면 그것들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내가 얻기 위해 애쓰고 있는 그 ‘좋은 것’들이 사실은 정말 좋은게 아니라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게 분명하다.


설령 그것이 정말 좋은 것이라도,

그것을 얻지 못했을 때 느끼는 실망감과 불만족이 계속되는 삶이 과연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좋은 것’ 그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얻는 것’만이 좋은 것이라면,

이 삶은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내가 바라는 대로 모두 이뤄지기를 바라고,

그렇지 못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그 ‘좋은 것’들은 도대체 무엇이고,

나는 그것들을 왜 그토록 원하는 것이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왜 그리도 실망할까?


좋은 것은 반드시 얻어야지만 좋은 것인가?


그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더 이상 좋은 게 아니게 되는 걸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꿈 (꿈툭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