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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 Jul 02. 2015

밤의 놀이터

어제 밤에 K의 가족이 돌아갔다. 밤 9시 반 비행기. 그것을 끝으로 휴가는 끝났다. 어제는 지루했다. 카페도 맛있는 음식도 술도 지루한 날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한라산 소주를 마셨다. 취하지 않는다. 숙소 냉장고에 들어있는 캔맥주를 마셨다. 취하지 않는다. 적당히 뒹굴다가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밤의 놀이터에서 K가 울고 있었다. 그는 베테랑이다. 왜 우느냐고 묻지 않았다. 캔맥주를 마시며 조용히 울고 있는 그가 나처럼 보였다. 낯 모르는 사람들이 잠시 만나 집 한 채 짓는다. 마치면 뿔뿔이 흩어진다. 그런 생활이 베테랑의 마음에도 어떤 결을 만들고 있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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