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

by 여유

라테


묵직한 잔, 그 안에 그려진 하트가 내게 온다.

마음인 듯 느껴지는 하트가 포근하다.

가닥가닥 그려진 선들에, 아 ㅡ


잠시 보고 있다가 커피와 풍경을 찍는다.

투박한 손으로 어느 예쁜 날의 흔적을 담아본다.

커피가 식기 시작하는지, 뽀얗던 그림에 작은 구멍이 생긴다.


가만히 한 모금, 무심히 한 모금, 곰곰이 한 모금.

이상하게도, 다가올 때의 설렘과 다르게 무심하게 대하고 있다는 걸,

흔들리는 하트를 보고 알게되었다.


무심하게 대해도 내 입 속으로 가만히 들어온 하트,

잔을 내려 놓으니 입에서 멀어지며 나가는 하트,

문득, 우리가 생각났다.


다가올 때 설렘은 잠시 머물고, 그 설렘은 흔들림 없는 일상의 한 켠에 있길 바랬다.

그러다 식을까봐 초조하고, 남아있는 온기에 애틋하기도 했다.

이 하트를 머금을 때 나는 사랑을 받은걸까, 말한걸까.


“알아, 나도.

이러느라 커피가 식어버리면 텁텁한 맛이 날거란걸.

내게 닿는 하트는 작아지고, 떠 있을 커피가 줄어들고 있어.


뜨거움을 느끼며 단숨에 마시고 그리워할지,

아껴 마시다가 텁텁함에 못 마시게 될지,

우린 어떻게 그리워할지 모르겠지만, 이 잔을 두고 떠나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