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의 사랑

by 여유

말을 하다가 멈추길 반복하는 녀석이 요즘 사랑에 빠졌나보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고장난 오디오 테잎 마냥 느리게,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언젠가 멈출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다보니 계속 생각이 난다.

사랑에 빠지고 있나보다.

어느날 사랑해. 가 되어버리면 완성된 느낌일까?

최종편을 본 느낌에 서운한 느낌일까?


언젠가

사랑해. 온점이 되어 묵직한 고백이 될 것 같은 기대와 최종편의 아쉬움

사랑해? 물음표가 되어 설레임과 불안함

사랑해! 크게 외치고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으로 바뀔지 모를 여러 느낌 사이에

말을 할 듯 말 듯, 사랑한다 말 뒤에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은 느릿한 말은 계속 이어간다.


어느날 들리지 않으면 규칙적으로 들리던 때가 꽤나 그리울지 모른다.


소리의 쉼이 생기면 시간으로 채워주고

포옹의 쉼이 생기면 눈빛으로 채워주고

눈빛의 쉼이 생기면 옆에 있어주는 온기로 기다려주어야지.


사랑이 변한것이 아니라 기존보다 조금 더 느리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여백동안 사랑해달라는 시간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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