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인사

by 여유

눈인사


예정된 만남이지만 오늘의 만남은 어떨까.

스치는 바람에 오늘의 만남이 궁금해진다.

웃으며 스치듯 지나갈까, 잠시 인사하고 머물다 갈까.

가벼운 인사에도 문득 너의 시선이 머문다.


그저 스치기엔 너무 아쉬웠을까.

오래 만나지 못한 그리움으로 성큼 너에게 다가간다.

내내 머물고 싶던 마음이 젖어 들어 촉촉이 번진다.

커져버린 마음이 하늘을 덮어, 세상이 온통 희미해졌다.

보고 싶던 순간들을 가득 담아, 네 곁에 내려앉는다.


우리 사이에 느껴지던 아득한 거리감이 서글펐다.

억누르던 마음과 그간의 설움이 터져, 끝없이 흩날린다.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듯 세상의 소음도 삼켰다.

오랜만이잖아. 나 좀 봐줄래.


오늘 하루만, 가던 발걸음 늦춰줄래.

오늘 하루만, 성큼 다가가도 미워하지 말아 줄래.

오늘 하루만, 보고 싶던 마음 가득 내보이고 싶어.

온통 스며든 그리움으로 오늘의 세상을 덮는다.


오랜만에 네 곁에 머물렀으니, 이제 그만 가볼게.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그리울 거야.

해가 비추면, 따스하게 네 눈에 스며볼게.

바람이 잦아들면, 고요히 네 맘에 닿아볼게.


하얗게 너를 그리던 내가, 따스함을 머금던 순간을 기억해 줄래.

가만히 너를 바라보던 내가, 너에게 닿은 순간을 기억해 줄래.

바람을 타고 네 볼에 닿은 인사를 기억해 줄래.

다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