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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리 Mar 25. 2022

푸틴 덕분에 2천원 디젤 넣었다..살떨리는 인플레 시대

10년 호황의 끝, 인플레가 온다 

기름값 오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주유소 가격표가 분명 잘못 된 게 분명합니다.


휘발유는 물론이고 더 싼 값에 팔렸던 디젤이 리터당 2천원을 넘겼습니다. 이번에도 반짝 오르다 말았으면 좋겠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 러시아가 겨냥한 건 우크라이나인데..왜 내 지값이 얇아지지?


미국에선 배럴당 가격이 2배 넘게 올라 40년 만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가격을 기록 중입니다. 유럽에서도 디젤 쇼티지를 걱정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잡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올 정도라니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드는 뉴스들 뿐입니다.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닙니다. 먹을 것으로 시선을 옮기면 상황은 더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먹는 것들의 가격 인상 인상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고 하죠. 치맥없이 못사는 한국인에게 치명적. 작년부터 소주, 맥주, 치킨 가격 인상 시작했고, 돼지고기, 달걀, 수입산 소고기도 10~25%씩. 러시아산 명태, 대게, 북극항로 거쳐서 수입하던 노르웨이산 연어도 공급이 끊기면서 일주일만에 26%나 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수출항구 오데사 (출처:셔터스톡)

피부로 느끼는 모든 것들이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주목할 곳은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수출 항구 오데사.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폭격에이어 오데사를 에워싸고 집중적인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비옥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생산한 밀, 옥수수, 대두 등 곡물 수출이 멈춰섰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 원재료도 공급이 묶였습니다.


이 여파로 한국은행 예측에서 올해 연간으로 3%대, 미국은 매달 전년대비 7%씩 물가 상승을 기록 중이고, 러-우 전쟁에 휘말인 유럽, 중동 지역도 마찬가지. 이러다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소식도 들려옵니다.



● 응급실 실려간 세계 경제에 2연타..인플레 유난히 가파른 이유


아픈데 다치면 더 아프고 회복이 쉽지 않죠.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가 이 모든 사태의 시작입니다. 모든 걸 바꿔놓은 코로나 병동에서 겨우 나서는 건가 싶어 일어나려던 찰나에 심각한 가뭄에다 전쟁까지 3연타맞고 전세계 물가가 정신을 못차리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건 아닙니다. 작년11월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이런 무서운 트윗을 남긴 적 있죠.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바꾸게 될 것이다".



당시에도 물가가 5~6% 오를 때였지만 사람들은 곧 좋아질 건데 무슨 얘기냐라, 아크인베스트의 캐시우드며 일론 머스크까지 이 논쟁에 동참해 화제가 됐죠. 그런데 그의 예언은 어쩐지 자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기름값뿐만이 아닙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니켈은 지금 가격을 정하지 못할 정도로 치솟아서 난리입니다. 영국 런던에서 전세계 니켈을 거래하는 상품거래소가 있는데 하루만에 111%. 역사상 처음있는 일입니다.


원자재 값이 오르니 전기차도 이례적인 가격에 팔려나갑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3월에만 3차례, 1년 사이에 1000만원이나 가격을 올렸습니다. 새 차 가격이 자꾸 오르니 미국선 차라리 중고차사겠다는 사람이 몰리면서 '카플레이션'이란 현상도 나타나는 중입니다.


 

인플레 가라앉을 수 있을까..분쟁, 기후위기 불씨 커진다


당장 밀, 옥수수 수입이 끊기면서 이집트, 예멘 지역도 타격을 입고 있기도 합니다. '아랍의 봄' 당시에도 우크라이나의 가뭄으로 밀 가격이 오르고 다시 빵가격이 뛰면서 저소득층의 저항을 일으킨 계기가 됐죠. 지금 식량위기가 지속되면 전쟁뿐만 아니라 지역 내 분쟁이 더 잦아질 위험성도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이 물가상승을 쉽게 잠재우기도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보통 돈이 넘쳐날 때, 소비가 많이 일어날 때, 공급이 부족해질 때 발생하는데 지난해부터는 이 세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작동하는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보다못한 미국에서 중앙은행 차원에서 연이어 경고음을 내고 3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죠. 팬데믹 이후 처음이자 저금리를 막내리는 신호라고도 합니다. 이미 미국은 코로나때 푼 천문학적인 돈이 인플레의 원인이라고 보고 금리로 이 돈을 녹여서, 어떻게든 사람들의 지갑에 있는 돈을 녹여서 물건값을 잡으려고 금리를 작정하고 크게 올릴 계획입니다.


앞으로 3년간 금리인상이 이어질텐데 마치 마법처럼 물가가 그 기간에 잡힌다 잡힐거야라고 미국에선 주문을 외우고 있지만. 아무도 예단할 수 없죠. (다음 번엔 0.5%씩 금리를 올려서 심리를 꺾어보겠다는 파월 발언도 있었지만 발언 수위에 비하면 밋밋한 정책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게다가 우크라-러시아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나라간 전쟁으로 곡물 유통 마비, 주요 산지 가뭄까지 겹친 최악의 상황이 몇 달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미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설탕,곡물,육류 등 식량가격지수를 산출하는데 2019년까지 100을 넘지 않던 것이 올해 1월에 135포인트, 2월에 140포인트를 기록할 만큼 여러 지표가 경고음을 내고 있죠.  코로나로 야기한 소득의 극심한 격차, 식량부족,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 혹은 중국과 미국 갈등으로 좋은 원자재 수출을 막는 일이 점점 더 자주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그동안 10년 가까이 이어져왔던 저금리의 풍요로운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길게는 20세기 초 전쟁 이후 1세기간의 평화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투자거장인 레이 달리오는 과거 패권국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며 미국에 의존하던 경제가 새로운 질서를 향해가는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죠. 재테크의 기준도 완전히 뒤바뀌는 시기입니다. 더 높은 금리, 더 잦은 위기의 시대 우리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 아닐까요.


https://youtu.be/xguam0TKM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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