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로 본 나
5분 거리의 수족관 가는 길. 오늘 백미러로 슬쩍슬쩍 보는 건 아이 표정이 아니라 내 얼굴이다.
'눈가에 기미인가? 입가에 뽀루지는 뭐지? 좀 탔나. 까칠해 보이네.' 혼자서 꼼꼼히 진단을 시작한다.
그리고 '오늘밤엔 팩이라도 붙이자' '내리면 잠깐 비비크림이라도 바르자' '기회 봐서 피부과 좀 가겠다 하자' ,하지도 못할 처방을 내린다.
주차를 마치고 아이를 카시트에서 내려준다. 마스크를 씌워주자 두 팔 벌리는 아이. 오늘도 걷기 싫다는 거다. 번쩍 아이를 안고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긴다. 수족관 안에도 에스컬레이터처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장소를 옮겨가며 관람 시켜주는 뭔가가 있으면 좋으련만. 잠시 SF 공상 만화 한 컷을 떠올리는 사이 도착했다. 수족관 입장과 함께 내 시선은 온통 아이 얼굴에 가있다. 신이 났는지 안긴 채로 발 동동, 고개가 이쪽저쪽 바쁘게 움직인다. 아이 때문에 온 수족관이니, 아이의 감각을 깨워주는 건 당연한 것. 어떤 물고기에 관심을 보이는지 아이 표정을 찬찬히 살피다보면 흐뭇해진다. 코로나19가 신경 쓰여 주변에 사람이 몰리면 자리를 서둘러 피할 뿐, 아이 외 누가 옆에 있든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 내 관심 밖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르다. '귀엽네' '빠이빠이' 하며 마치 아는 사이처럼 아이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 그 말 끝엔 엄마 이야기가 들어간다. '엄마가 예쁘게 입혀줬네' '엄마랑 물고기 보러 왔어?' 이런 식의 말을 건네는데 백이면 백, 엄마인 나와 눈이 마주친다. 잘못한 것도 없지만 뭔가 부끄러움은 전부 내 몫이다. 황급히 시선을 떨군다. 대신 최대한 상냥하게 '아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