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이 잘 터지는 자리

NEVER SAY NEVER

가끔 손님이 없는 빈 테이블에 서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별달리 할 일이 없어 자연스레 화려한 불빛의 슬롯머신으로 눈길이 가게 된다. 그렇게 멍하게 있던 그때 슬롯머신에서 게임하던 손님이 테이블로 다가온다.

카지노에는 세 가지 유형의 플레이어가 있다. 첫 번째, 슬롯머신만 하는 플레이어. 기계는 정확하고 실수가 없으며 어차피 잭팟이 터지는 수치는 정해져 있으니 그 확률에 베팅하겠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원하는 옵션으로 자유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주변의 영향을 크게 받을 일도 없어서 무엇보다도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그들은 딜러에 대한 불신이 내면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딜러의 손길이 닿는 테이블 게임에는 크게 관심이 없으며 슬롯머신이야말로 카지노에서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테이블 게임만 하는 플레이어. 이들은 반대로 기계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기계라서 조작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 자동으로 셔플이 되는 머신 블랙잭보다는 핸드 셔플을 선호하는 블랙잭 플레이어가 그 예이다. 또한 그들이 보는 슬롯머신은 지루하고 일방적인 돈 먹는 기계이며, 반면 테이블 게임은 적어도 플레이어의 직접 참여로 게임의 흐름을 바꾸고 더 나아가 게임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슬롯머신과 테이블 게임을 모두 즐기는 멀티 플레이어. 바로 참여할 수 있는 테이블이 없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주저 없이 다른 곳으로 행운을 찾아 떠나는 능동적인 플레이어이다. 카지노에서 오랫동안 시간과 돈을 쏟은 경험 많은 플레이어들이 많아서 어지간한 직원보다 아는 것이 많고 정보도 빠른 편이다. 카지노의 복합적인 문화를 잘 이해하며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각종 이벤트와 혜택을 제대로 즐기고 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슬롯머신 플레이어가 딜러의 테이블로 직접 찾아올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잭팟이 잘 터지는 자리를 너는 알고 있겠지. 

경험에 의한 나의 대답은 YES이다. 오해의 소지가 굉장히 다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필 내가 근무하고 있던 그 시간에, 또 다른 날에도, 특정 자리의 머신들이 계속해서 잭팟이 터지는 광경을 우연히 보게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손님에게 그 머신을 가리키며 ‘바로 저기예요!’라고 말하는 법은 결코 없다. 논란의 여지가 생길만한 일은 아예 하지도 만들지도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카지노 종사자들은 NEVER라는 말을 쓰지 않는데 아주 낮은 확률이더라도 그것은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카지노에서는 하루에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거짓말 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그래서 나는 당신은 승리할 수 있지만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슬롯머신 숲에서 오늘의 잭팟이 어디서 터질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여기는 카지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