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찌질함에 관하여
사실 드라마를 잘 보진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너무 클리셰 범벅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잘 보진 않지만 가끔씩 정말 보석 같은 작품들이 있다.
'그 해 우리는'도 그런 보석 같은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흔한 연애 이야기이지만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닌 정말 현실에서의 우리, 연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랑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찌질함? 에 대한 감정을 너무 잘 표현했다고 했다.
우리는 항상 부족한 존재이고 완벽한 존재이길 바란다. 그걸 본인들도 잘 알고 있지만 항상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그런 찌질하고 부족한 면을 보이길 부정하고 그저 나의 좋은 면 혹은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
그렇게 자신의 부족한 면을 타인에게 보일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는 점점 커져만 보이고 자신에게는 과분한 사람으로만 보인다. 어쩌면 이러한 심리는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갑'으로 나는 그저 작은 '을' 이 되어버린다.
' 그 해 우리는'은 이러한 열등감을 가진 인물들이 가지는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표현해 내며,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찌질함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최웅은 자신을 차 버린 전 여자 친구에게 자신의 희생하며 까지 복수할 계획을 세우거나 자신을 찾아온 전 여자 친구에게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너무 찌질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연수가 인생에서 자신을 너무 빨리 지워버려서 싫다는 대사는 우리 모두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나에게 가장한 소중한 존재가 나를 너무 쉽게 지우고 잊어버렸다면 그거보다 화나거나 분노할 이유가 더 있을까? 이렇게 상대가 '갑'이 된 상황에서 최웅은 그 찌질함을 여과 없이 들어내며 보여준다.
현실에서는 너무 찌질해서 상대에게 내뱉지도 않을 그런 말들을 내뱉은 최웅을 보며 우리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럼 연서는 어떨까? 연서는 솔직하고 자신을 감정을 다 드러내는 최웅과 달리 섬세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외면이 강하고 쎄 보이지만 사실 내면은 누구보다 연약한 감정을 가진 인물로 표현된다. 최웅을 좋아하지만 혹시라도 자신이 그리고 자신의 배경이 최웅에게 걸림돌이 될까 봐 두려워하며 이별을 선택하고는 남에게는 그런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화장실 애 서 혼자 우는 슬픈 캐릭터이다. 사실 최웅은 연서의 가정형편이나 배경 따윈 신경 쓰지도 않을 거고 그저 연서의 옆에 있는 게 좋은 캐릭터이다. 하지만 연서는 그저 자신의 열등감으로 최웅을 밀어내면서 그녀의 찌질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김지웅은 최웅의 대한 질투심과 짝사랑의 대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완벽한 부모님과 자신이 짝사랑해오던 연서를 차지한 최웅의 대한 질투심과 결국 연서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김지웅도 누구보다 연서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항상 바라보는 연수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게 아닌 최웅을 바라는 것을 볼 때마다 지웅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더욱 주저한다. 확실히 짝사랑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 사람의 곁에 계속 같이 있고 싶지만 가까이 있을수록 마음이 타들어간다 하지만 지웅 또는 엔제이와 같이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두지도 못하는 짝사랑의 감정을 잘 드러내면서 짝사랑의 찌질함을 너무 잘 들어낸다.
어느 책에서 태아, 군인, 사형수 그리고 노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노예는 이름도 없고, 쉽게 잊혀지기 때문에 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 구절을 읽었을 때 '사랑의 노예'는 말은 너무 슬프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누군가에게 이름도 없이 쉽게 잊히면 너무 슬프지 아니한가.
그래서 최웅은 연서에게 너무 쉽게 잊혀서 슬퍼했으며
지웅은 짝사랑하는 연서에게 감정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그저 쉽게 잊히기 때문에 더욱 슬퍼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