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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Thank)는 생각(Think)에서 나옵니다

by 박은석


어느 양치기가 임금님의 은혜를 받고 대신이 되었습니다.

그는 늘 임금님께 충성했고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서 성실하게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백성들이 그 신하를 좋아하고 존경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나라에도 그 대신을 싫어하며 그에게 반대하는 신하들이 있었습니다.

반대파에서는 그 대신에게 어떤 흠이 없나 살펴보는 게 일이었습니다.

조금의 흠이라도 발견되면 그를 해코지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고 찾아도 그 대신에게서 흠집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그 대신의 집에는 항상 잠겨 있는 방이 있는데 그 방이 수상하다고 하였습니다.

그 방에는 오직 그 대신이 혼자만 들어갔고 나오면서는 반드시 문을 잠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오직 대신 한 사람뿐이라는 것입니다.




반대파 사람들은 그 대신이 굉장한 꿍꿍이속을 가지고 임금님께 반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 잠겨 있는 방에는 온갖 불온한 물건들이 숨겨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날을 정해서 그 대신의 집에 쳐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방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방 안에는 남루한 옷가지와 지팡이 한 자루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반대파 사람들은 굉장히 당황하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그 대신에게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대신은

“예, 저는 비천한 양치기였는데 어느 날 임금님의 눈에 띄어 궁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임금님께서 엄청난 은혜를 저에게 베풀어주셨습니다.

그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서 저는 양치기 때 사용했던 물건들을 이 방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이 방에 들어와서 이 물건들을 보면서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신 임금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대신의 말처럼 내가 살아온 날들을 기억하면 엄청난 기적이었고 은혜였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힘든 인생이라고 하지만 오늘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면 대단한 일을 이룬 것입니다.

오늘까지 견뎌오지 못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그들도 나름대로 열심이었고 재능이 있었고 특출하기까지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보잘것없는 매우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때로는 불만을 품고 불평하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세상이 불공평하고 나 같은 사람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시렁거린다고 하더라도 나는 특혜를 받은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세상에 나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이만큼 걸치고 이만큼 많은 것을 제 손에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감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제로에서 한 발자국 움직인 것만으로도 한 발자국만큼의 성과를 얻은 것입니다.

설령 다 잃었다고 하더라도 원래부터 있었던 제로에 서 있을 뿐입니다.

다 잃었다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잃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잃은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면 감사가 나옵니다.

감사(Thank)는 생각(Think)에서 나옵니다.

생각만 바꾸면 감사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총리였던 골다 메이어 여사는 자신의 얼굴이 못 생겼기 때문에 더 많이 기도했고 자신이 못났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이스라엘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감사란 참 아이러니합니다.

정말 감사해야 할 사람들은 감사할 줄 모르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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