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석 Apr 04. 2023

그때 질투하지 말았었더라면...


삼국지를 읽다 보면 조조의 위나라와 유비의 촉나라 그리고 손권의 오나라의 3국 중에서 자연스럽게 유비의 촉나라를 응원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유비의 촉나라가 제일 약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삼국지에서는 마치 위촉오 세 나라가 대등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역사를 읽다 보면 끊임없이 가정을 세운다.

‘만약 그때 그렇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식의 가정을 세우게 된다.

삼국지에서도 여러 번 그런 장면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장면은 ‘유비의 촉나라와 손권의 오나라가 서로 힘을 모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이다.

삼국지의 가장 위대한 전투인 적벽대전에서 촉나라와 오나라는 힘을 합쳐서 조조의 위나라를 대항했다.

제갈량의 지략과 주유의 군사력으로 조조의 군대는 멸절당하기 직전이었다.

100만 명이나 되었던 위나라 군사는 적벽대전에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때 촉나라와 오나라가 위나라를 완전히 물리쳤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촉나라와 오나라 사이에 애매한 질투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조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고 나중에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반면에 적벽대전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촉나라와 오나라의 연합군은 이 일 이후에 서서히 그 세력이 약해졌다.

이 두 나라는 힘을 모아서 조조를 대항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의 반목으로 말미암아 쇠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왜 그런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 따져 보면 너무나 출중한 두 명의 지혜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비의 촉나라에는 제갈공명이 있었고 손권의 오나라에는 주유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삼국지의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책략가는 단연 제갈공명이다.

제갈공명 못지않은 책략가가 바로 오나라의 주유이다.

그 둘이 한 하늘 아래서 만났다.




제갈공명은 지혜로 싸우는 책략가였지만 주유는 책략에도 뛰어나면서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전장을 누비는 장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유비의 촉나라에 비해서 손권의 오나라가 훨씬 강대한 나라였다.

손권이 독한 마음을 품었다면 촉나라와 전쟁을 벌여서 그 나라를 빼앗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손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비와 손을 잡고서 일단은 조조를 물리치려고 했다.

유비에게 있어서도 당장 시급한 일이 바로 조조와 싸우는 것이었다.

이런 공통의 관심 때문에 촉나라와 오나라는 동맹을 맺다.

그런데 황제끼리는 동맹을 맺었지만 백성들에게는 여전히 촉나라와 오나라 사이의 반목질시가 있었다.

당대의 가장 뛰어난 책략가였던 제갈공명과 주유 사이에도 그런 질투감이 흐르고 있었다.

군사력이 약했던 촉나라는 위나라의 눈치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위나라에서는 촉나라가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다.




제갈공명은 촉나라와 위나라가 동맹을 맺어 조조를 물리치자고 하였다.

반면에 오나라의 책사였던 주유는 어떻게 하면 촉나라를 오나라에 합병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시간이 갈수록 제갈공명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기만 했다.

반면에 주유는 자신의 주군인 손권이 높아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주유 입장에서는 제갈공명이 훌륭하지만 오나라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여러 번 제갈공명을 해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주유의 몸과 마음만 상할 뿐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던 때에 주유는 하늘을 향해서 질문했다.

“이미 주유를 낳았으면서도 제갈량은 왜 또 낳았습니까?” 결국 주유는 이런 질투심 때문에 병이 더 깊어지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질투 때문에 촉나라와 오나라는 망하게 되었다.

그때 서로 질투하지 말고 서로 받아줬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매거진의 이전글 지친 날에 뜻하지 않게 성공을 생각해 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