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플랜으로 책읽기에 도전하기

by 박은석


책 좀 읽은 사람들이라면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선정한 도서 목록에 도전을 한다.

대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말이 붙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도전 의식이 불타오르게 만든다.

옆에서 강조하지 않더라도 대학생쯤 되면 책을 읽어야 지성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안다.

하지만 책 읽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실제로 책을 읽는 것과의 차이는 너무나 크다.

책에 몰두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일들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너무나 많은 지식과 정보가 쏟아지는데 오래된 책은 오늘날의 현실을 담아내지도 못하는 것 같다.

더군다나 추천 도서로 제시하는 책들은 대부분 고전 반열에 올라 있는 책들이다.

딱딱한 내용에다가 문체도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단어들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모국어로 읽고 있지만 말뜻을 몰라 해석서를 읽어야만 할 수도 있다.




고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중요하길래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고전을 읽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았다는 말들은 많이 듣는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시카고 대학교의 책읽기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대학교는 미국 개척시대의 석유 재벌이었던 록펠러가 세운 학교이다.

록펠러가 젊은이들의 공부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록펠러가 어떻게 돈을 모았으며 어떻게 재벌이 되었고 어떻게 경쟁 회사들을 대했는지를 살펴보면 시카고 대학교를 세운 목적이 순수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쨌거나 새롭게 문을 연 시카고대학교는 다른 유명한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갓 세워진 학교에 대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류대학의 꿈은 신기루처럼 여겨지기만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1929년에 시카고대학교 5대 총장에 로버트 허친스(Robert M. Hutchins) 교수가 취임하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젊고 의욕적인 총장이었기에 젊은이의 감성과 지성으로 신바람을 일으킬 줄 알았다.

그런데 허친스 총장이 택한 방법은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시카고대학교의 학생이라면 반드시 고전 도서를 100권 이상 읽게 만들었다.

그래야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전공과목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었다.

모든 학생이 시카고대학교 재학 중에 무조건 100권 이상의 고전을 읽어야 했다.

시카고플랜(Chicagoplan)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책읽기 프로그램은 ‘The Great Books Program’으로 소개되었다.

전문 교육을 기대했던 학생들에게 먼저 교양교육을 받으라고 외친 것이다.

허친스는 교양교육을 통하여 먼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인간이 되면 그 이후에 생계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허친스의 교육 방법에 대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어떤 교육이 좋은 교육인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친스의 책읽기 프로그램이 시카고대학교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1929년 이후 시카고대학교 졸업생들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무려 70명이 넘게 나왔다.

그들은 재학시절에 모두 시카고플랜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카고대학교는 순식간에 명문대학으로 발돋움을 하였다.

시카고대학교의 교육에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은 시카고플랜이라는 책읽기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제 시카고플랜은 전 세계 여러 대학에서 모방하는 책읽기 프로그램이 되었다.

자발적으로 시카고플랜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시카고플랜의 도서목록을 펼쳐놓고 한 권씩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카고 플랜> 목록


1년 차


001 《미합중국독립선언서》

002 플라톤 -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003 소포클레스 - 《안티고네》

004 아리스토텔레스 - 《정치학》 중 발췌

005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006 《신약》 중 〈마태복음〉

007 에픽테투스 - 《인생담》 중 발췌

008 마키아벨리 - 《군주론》

009 셰익스피어 - 《맥베스》

010 밀턴 - 《출판의 자유》

011 애덤 스미스 - 《국부론》

012 《미합중국헌법》

013 토크빌 - 《미국의 민주주의》 중 발췌

014 마르크스, 엥겔스 - 《공산당 선언》

015 헨리 소로 - 《시민의 불복종》, 《월든》

016 톨스토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2년 차


017 《구약》 중 〈전도서〉

018 호메로스 - 《오디세이아》

019 소포클레스 - 《오이디푸스 왕》,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

020 플라톤 - 《메논》

021 아리스토텔레스 - 《니코마코스 윤리학》 중 발췌

022 루크레티우스 - 《우주론》

023 아우구스티누스 - 《고백록》

024 셰익스피어 - 《햄릿》

025 데카르트 - 《방법서설》

026 홉스 - 《리바이어던》

027 파스칼 - 《팡세》

028 조너선 스위프트 - 《걸리버 여행기》

029 루소 - 《인간 불평등 기원론》

030 칸트 -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031 존 스튜어트 밀 - 《자유론》

032 마크 트웨인 - 《허클베리 핀의 모험》



3년 차


033 《구약》 중 〈욥기〉

034 아이스킬로스 - 《오레스테이아》

035 투키디데스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036 플라톤 - 《향연》

037 아리스토텔레스 - 《정치학》 중 발췌

038 아퀴나스 - 《신학대전》 중 〈법률론〉

039 라블레 -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040 칼뱅 - 《그리스도교 강요(綱要)》

041 셰익스피어 - 《리어왕》

042 베이컨 - 《대혁신》

043 로크 - 《정치론》

044 볼테르 - 《캉디드》

045 루소 - 《사회계약론》

046 에드워드 기번 - 《로마제국 쇠망사》 제15-16장

047 도스토예프스키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048 프로이트 - 《정신 분석의 기원과 발달》



4년 차

049 공자 - 《논어》 중 발췌

050 플라톤 - 《국가》 중 발췌

051 아리스토파네스 - 《리시스트라테》, 《구름》

052 아리스토텔레스 - 《시학》

053 유클리드 - 《기하학제요》

054 아우렐리우스 - 《자성록》

055 엠페이리코스 - 《절대회의설(絶對懷疑說)》 제1권

056 《니벨룽겐의 노래》

057 아퀴나스 - 《신학대전》 중 〈진실과 허위에 대하여〉

058 몽테뉴 - 《수상록》

059 셰익스피어 - 《템페스트》

060 로크 - 《인간오성론》

061 밀턴 - 《실낙원》

062 흄 - 《오성론》

063 니체 - 《선악의 저편》

064 제임스 - 《프래그머티즘》



5년 차


065 에우리피데스 - 《메데이아》, 《히폴리토스》, 《트로이의 여인》

066 플라톤 - 《테아이테토스》

067 아리스토텔레스 - 《물리학》 중 발췌

068 베르길리우스 - 《아이네이스》

069 성 프란치스코시스 - 《작은 꽃》

070 아퀴나스 - 《신학대전》 중 〈인간론〉

071 단테 - 《신곡》 중 〈지옥 편〉, 〈연옥 편〉

072 단테 - 《신곡》 중 〈천국 편〉

073 미란돌라 - 《인간의 존엄(尊嚴)에 대하여》

074 버클리 - 《인지원리론》

075 뉴턴 - 《프린키피아》

076 보스웰 - 《새뮤얼 존슨 전(傳)》

077 칸트 - 《프롤레고메나》

078 울먼 - 《일기》

079 멜빌 - 《백경》

080 아인슈타인 - 《상대성원리 : 특수이론 및 일반이론》


6년 차


081 아이스킬로스 -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082 플라톤 - 《파이드로스》

083 아리스토텔레스 - 《형이상학》 제7권

084 롱기노스 - 《숭고성에 대하여》

085 아우구스티누스 - 《자연과 성총에 대하여》, 《성총과 자유의지에 대하여》

086 아퀴나스 - 《신학대전》 중 〈신(神)에 대하여〉

087 제프리 초서 - 《캔터베리 이야기》 중 발췌

088 셰익스피어 - 《리처드 2세》

089 세르반테스 - 《돈키호테》 1부

090 스피노자 - 《에티카》 1부

091 흄 -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

092 볼테르 - 《철학사전》 중 발췌

093 헤겔 - 《역사철학》 중 발췌

094 다윈 - 《종의 기원》 중 발췌

095 멜빌 - 《빌리 버드》, 《파토프만》

096 제임스 - 《나사의 회전》



7년 차


097 플라톤 - 《고르기아스》

098 아리스토텔레스 - 《영혼에 대하여》

099 《마하바라타》, 《바가바드기타》

100 보에티우스 - 《철학의 위안》

101 마이모니데스 - 《방황하는 자를 위한 지침》

102 존 던 시선(詩選)

103 몰리에르 희곡선 - 《타르튀프》, 《인간혐오자》

104 라이프니츠 - 《형이상학》

105 칸트 - 《실천이성비판》

106 괴테 - 《파우스트》

107 쇼펜하우어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108 키에르케고르 - 《철학적 단편 후서》

109 도스토예프스키 - 〈죽음의 집의 기록〉

110 조지프 콘래드 - 《어둠의 심연》

111 프로이트 - 《꿈의 해석》

112 버나드 쇼 - 《인간과 초인》



8년 차


113 아리스토파네스 - 《섬》, 《평화》

114 플라톤 - 《파이돈》

115 아리스토텔레스 - 《물리학》 제2권

116 《신약》 중 〈로마서〉, 〈고린도 전서〉

117 갈레노스 - 《On the Natural Faculties》 1부, 3부

118 셰익스피어 - 《헨리 4세》 1부

119 셰익스피어 - 《헨리 4세》 2부

120 하비 - 《On the Motion of the Heart》

121 데카르트 - 《정념론》

122 밀턴 - 《투사 삼손》

123 피히테 - 《인간의 사명》

124 바이런 - 《돈 주안》

125 존 스튜어트 밀 - 《공리주의》

126 니체 - 《도덕의 계보》

127 헨리 아담스 - 《The Education of Henry Adams》

128 예이츠 시선(詩選)



9년 차


129 호메로스 - 《일리아드》

130 헤로도토스 - 《역사》 8, 9권

131 플라톤 - 《소피스트》

132 아리스토텔레스 - 《분석론》

133 타키투스 - 《연대기》

134 플로티노스 - 《엔네아데스》

135 루터 - 《갈라디아서 강해》 발췌

136 갈릴레오 - 《신과학 대화》

137 라신 - 《페드르》

138 비코 - 《신과학》

139 발자크 - 《고리오 영감》

140 마르크스 - 《자본론》 발췌

141 입센 - 《들오리》

142 제임스 - 《심리학의 원리》 21, 22장

143 보들레르 - 《악의 꽃》

144 푸앵카레 - 《과학과 가설》 4,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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