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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pr 19. 2023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줘야 한다


태양과 지구는 서로 열을 주고받고 있다.

태양에서부터 지구까지는 빛의 속도로 8분이나 달려가야 만날 수 있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만 태양의 열이 지구에 전해진다.

서로 맞닿아 있지도 않은데 전해지는 열이기에 이 열을 복사열이라고 한다.

태양의 복사열이 지구에 도착하면 지구는 곧바로 받은 열의 30%를 태양 쪽으로 보낸다.

그리고 70%의 열은 잘 간직하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도로 다 돌려준다.

만약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지구 표면이 뜨거워져서 생물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반면에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보다 더 많은 열을 내보낸다면 지구는 점점 차가워져서 얼어붙어 버릴 것이다.

그러면 역시 지구에 생물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구의 온도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받은 열을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은 인간관계의 기본이기도 하다.

받은 만큼 돌려주지 않으면 상대방의 기분이 상한다.

상대방은 받을 만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이 생긴다.

그러면 상대방과 나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불편한 관계가 된다.

반면에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상대방에게 줘도 갈등이 생긴다.

받는 사람에게는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데 내가 너무 많이 줘서 상대방이 돌려줄 틈을 주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나에게 엄청 부담을 느끼게 된다.

빚진 사람 같은 마음이 들어서 나를 쳐다보기조차 어렵게 된다.

그러니까 주는 것도 적당히 줘야 한다.

상대방이 되돌려줄 수 있을 만큼만 주는 것이 좋다.

주는 사람인 나에게 기준을 두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인 그에게 기준을 두어야 한다.

태양은 빛의 속도로 8분 거리를 달려와야 줄 수 있는 만큼만 지구에게 준다.

그게 지구에게 가장 적당한 양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황금률’이라 불리는 법이 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러저러한 교훈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교훈이 바로 황금률이다.

그 내용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주라는 것이다.

남에게 밥 한 끼 얻어먹고 싶으면 그에게 밥 한 끼 사주면 된다.

차 한 잔 마시고 싶으면 차 한 잔 사주면 된다.

선행을 받고 싶으면 선행을 베풀고 사랑을 받고 싶으면 사랑을 베풀면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받고 싶은 만큼 주면 된다.

내가 준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서 언젠가는 나에게로 온다.

만약 내가 상대방에게 악을 행한다면 상대방도 나에게 악을 행할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저주하면 상대방도 나를 저주할 것이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당한 만큼 되돌려준다.

그러니 상대방이 나에게 왜 이러나 고민할 필요 없다.

내가 상대방에게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주고받는 것은 항상 조화를 이룬다.

지금의 내가 받고 있는 것들은 모두 과거의 내가 준 것들이다.

지금의 내 몸이 안 좋은 것은 과거의 내가 몸에게 안 좋은 것을 줬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가 지식이 없는 것은 과거의 내가 지식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얼굴이 웃는 얼굴이 된 것은 내가 많이 웃었기 때문이고 내 얼굴이 우는 얼굴이 된 것은 내가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내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내 미래의 모습도 만들어질 것이다.

내가 힘쓰고 공을 들인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인다.

여기서 조금 빼가면 저기서 조금 쌓이게 된다.

에너지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

질량의 그램 수도 변하지 않는다.

다 보존한다.

에너지도 보존되고 질량도 보존된다.

인간관계도 보존되고 인품도 보존되고 모습도 보존된다.

주는 만큼 받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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