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고 한다.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나도 그 말이 맞는지 직접 시험해 보았다.
결과는 굉장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
21일 동안 시험하는 동안에 내 몸이 그 일에 적응하게 되었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해 보았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4시 30분에 교회에 가서 새벽기도회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전에는 새벽기도회를 다녀오고 나서 잠시 아침잠을 청했었다.
그런데 아침잠을 안 자고 버텨보기로 한 것이다.
첫날은 정말 힘들었다.
온몸이 뻐근하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둘째 날도 첫째 날과 비슷했다.
셋째 날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면서 몸의 피곤함이 확실히 덜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21일쯤 되니까 신기하게도 몸이 가뿐했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습관이 되었다.
그렇게 일평생 살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사를 해서 다른 지역에서 살게 되자 3시 30분에 일어났던 나의 습관에 변화가 일어났다.
새벽기도회에 가는 것은 동일한데 이번에는 새벽기도회 시간이 5시 30분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3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런데 1시간 동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차츰 느긋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4시에 일어났다가 4시 30분에 일어났다가 5시에 일어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예전에 어떻게 3시 30분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습관의 힘이다.
하지만 습관의 힘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그 습관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21일 동안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서 습관을 길렀다고 하더라도 그 습관이 무너지는 데는 3일이면 충분하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습관의 한 토막이 있다.
이십 대 때 군복무 중이었을 때였다.
군대에서는 잠을 자다가도 누군가 잠을 깨우면 재빨리 관등성명을 댄다.
내가 첫 휴가를 나왔을 때는 일등병이었다.
그러니까 군대에서 6개월 이상 짬밥을 먹은 후였다.
서울에 있는 누나 집에서 하룻밤을 잤는데 습관적으로 9시쯤에 잠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밤중에 누군가 나를 깨웠다.
순간 나는 “일병 박은석!” 하면서 관등성명을 대고 일어났다.
보초병 교체 시간인 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시간에 나를 잠에서 깨울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매형이 밤늦게 퇴근해서 온 것이었다.
처남인 내가 첫 휴가를 나왔으니까 반가워서 잠자는 나를 깨웠던 것이다.
나는 그 사실도 모르고 습관처럼 관등성명을 대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습관 때문이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관등성명을 대야 한다는 습관 때문이었다.
이 정도로 군대에서의 습관은 내 일상을 지배하였다.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점호를 받고 모여서 아침 운동과 달리기를 했다.
그런 생활이 습관이 되었을 때 전역하였다.
전역할 때 내 마음은 앞으로 평생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전역한 다음날 오랜만에 푹 잠을 자리라 마음먹고 아침 늦게까지 잠자리에 머물렀다.
2년 2개월 동안 군복무하면서 기른 습관이 그날 무너져버렸다.
그날 이후로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운동하는 습관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습관을 길들이는 데는 21일이 걸렸을지 몰라도 습관이 깨지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지난 3년간 매일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쓰기를 습관화시켰다.
브런치에 1천 편 이상의 글을 올렸다.
이제 하루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자연스러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습관이 무너지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다.
요즘 다시 그 사실을 체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