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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ug 28. 2023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거름을 주는 것이다


“공부해서 남 주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것 아니냐?”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심심치 않게 듣던 말이었다.

공부 잘 해야 잘 산다고 했다.

그런데 헷갈렸다.

뉴스에 단골로 나오는 사람들은 공부 잘 한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부러워하는 사회적인 위치에 앉았다.

이만하면 인생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자꾸 의구심이 들었다.

‘저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하는 생각이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 그 사람들이 존경을 받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잘 사는 사람의 기준은 적어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펴낸 <하버드 철학 강의>는 많은 감동을 준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어떤 지침을 제공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 출신의 인물들 중에서 본이 될만한 사람들을 간추려 소개한다.

짧은 격언과 함께 그들이 어떻게 해서 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었는지 분석하였다.

분석의 결과는 한 가지로 모아졌다.

하버드대학교의 철학 강의가 그들의 삶을 그렇게 이끌었다는 것이다.

철학 강의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게 개설 강좌로 정해진 강의는 아니다.

하버드대학을 다니면서 배운 철학적인 가르침들이다.

하버드대학의 교수들과 선배들로부터 얻은 교훈들이다.

그 가르침들과 교훈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에 좋은 조언을 해 준다.

그들은 공부 잘 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공부만 잘한 것이 아니었다.

정치를 잘 한 사람도 있고 사업을 잘 일군 사람도 있다.

돈보다 명예를 택한 사람도 있고 사회를 더 좋게 변화시키고 환경을 지키는데 노력한 사람도 있다.

똑똑했고 잘 배웠고 잘 산 사람들이다.

정말 부러운 사람들이다.




이 책에서 가르치는 철학적 가르침 하나를 소개한다.

인생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복이 3가지 있다고 한다.

평안의 복, 건강의 복, 손해의 복이다.

앞의 두 가지는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마지막 손해의 복은 의아했다.

손해도 복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데 사실 이 손해의 복은 인류의 지혜와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의 총체이다.

이 복은 선조들로부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보물과도 같은 복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복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손해는 복이 아니라 그냥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손해 보지 않고 사는 게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손해 보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

가을에 거두기 위해서는 봄에 뿌려야 한다.

많이 거두려면 많이 뿌려야 한다.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손해 보지 않고 얻는 삶은 없다.

많이 손해 볼수록 많이 얻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게 잘 사는 것이다.




휴스턴이라는 젊은 사업가가 거금을 투자해서 과일 도매업을 시작했다.

그의 과일들은 다른 업체보다 품질은 좋은데 가격은 더 쌌다.

많이 팔렸지만 수익은 거의 없었다.

바보 같은 사업 방법이었다.

7년 후 그는 액세서리 가공업과 의류 세탁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의 가게에는 늘 손님들이 북적였지만 여전히 이윤이 남지 않았다.

얼마 뒤 휴스턴은 모든 사업을 접었다.

망한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곧바로 중국 비단가게를 열었다.

그 도시에서 가장 큰 비단가게였다.

그때 휴스턴은 처음으로 이윤을 남기는 장사를 했다.

이상했다.

그의 비단값은 비쌌는데 사람들은 다른 가게보다 그의 가게를 더 많이 찾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휴스턴의 가게에서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휴스턴은 손해 본 게 아니었다.

더 큰 복을 얻기 위해 거름을 준 것뿐이었다.

손해를 복으로 여기며 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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