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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ug 31. 2023

하루에 책 2권 읽기의 목표,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


작심삼일이어도 목표를 세우는 것과 목표 없이 지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목표를 세우면 당분간은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게 하루일 수도 있고 이틀일 수도 있다.

삼일째 되는 날 목표 달성에 대한 마음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의지가 약하다느니 끈기가 없다느니 하는 부정적인 말로 평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적어도 하루 이틀 동안은 목표를 향해 의욕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만약 목표 자체가 없었다면 하루든 이틀이든 의욕에 불타는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의지가 약하다거나 끈기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목표를 좀 높게 잡았기 때문이다.

만약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목표였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루 동안 열심히 하면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목표였다면 어지간한 사람은 목표 달성의 기쁨을 누렸을 것이다.




목표를 꼭 거창하게 잡을 필요는 없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는데 목표가 너무 높으면 그 높이에 주눅이 들고 말 것이다.

오히려 목표를 낮게 잡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중학생 때 나의 100미터 달리기 기록은 12초대였다.

그 기록을 기억하면서 지금 다시 100미터 달리기를 12초대에 맞추려고 하는 것은 좋은 목표가 아니다.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달성하지 못하는 목표이기에 그 목표를 생각하면 주눅이 들고 자신감을 잃는다.

오히려 목표를 낮추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만약 100미터 달리기를 60초 안에 완수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하면 어떨까?

그러면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55초 만에 100미터를 완주해도 괜찮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된다.

다음에 100미터 달리기의 목표를 45초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달성하면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 식으로 지난 8월 한 달 동안 독특한 목표를 세웠었다.

그 목표는 하루에 책 2권을 읽는 것이었다.

특별히 마음먹어서 결정한 목표가 아니었다.

8월 1일에 2권의 책을 읽었고 8월 2일에도 2권의 책을 읽었다.

그때 갑자기 8월의 독서 목표를 세운 것이다.

8월 한 달 동안 하루에 2권의 책을 읽어보자는 게 목표였다.

8월은 31일까지 있으니까 하루에 두 권씩의 책을 읽는다면 모두 62권의 책을 읽는 셈이다.

가능할까?

불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한 번쯤은 도전볼만한 목표였다.

8월의 끝날이 된 오늘 한 달 동안의 독서를 정산해 보았다.

하루에 한 권도 독파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

하루에 한 권 읽은 날도 몇 날이 되었다.

그런데 하루에 세 권, 네 권 읽은 날도 있었다.

8월 31일 밤 11시를 넘은 지금까지 8월 한 달 동안 읽은 책은 정확히 62권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성공했다.

역시 나도 의지의 한국인이다.




남들은 내가 이런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책 읽는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목표들을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몸부림치다 보면 묘한 쾌감을 느낀다.

목표 달성에 따른 자신감도 생기고 나 자신이 대단하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그 달성하는 것만큼 나의 자존감도 더 높아진다.

이제 또 9월이라는 새로운 한 달을 맞이하게 된다.

이번에는 무슨 목표를 세울까 고민을 해봤다.

이미 15일 전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11월 중순까지 몸무게 10Kg을 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내 몸이 많이 뚱뚱해졌기 때문이다.

11월 중순에 딸아이가 대입수능시험을 치른다.

딸아이의 목표는 11월 16일 시험이다.

나의 목표는 그때까지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15일 동안 3Kg은 줄였다.

앞으로 7Kg 남았다.

이 목표도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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