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석 Oct 13. 2023

책을 읽으며 얻은 몇 가지 교훈


어느 어부가 그물을 던졌는데 이상한 놋 항아리가 그물에 걸렸다.

어부는 항아리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단단하게 봉인되어 있는 뚜껑을 열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항아리에서 연기가 치솟아 나오더니 그 괴물이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

깜짝 놀란 어부에게 그 괴물은 "내가 너를 죽일 것이다."라고 엄포를 늘어놓았다.

단지 한 가지 자비를 베푼다며 어떻게 죽이는 게 좋은지 어부에게 직접 정하라고 하였다.

어부는 그 거대한 괴물 앞에서 살아날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자신이 죽는다는 게 너무 억울해서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괴물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원래 천상에 있던 천사였는데 하나님을 배반하였기 때문에 항아리에 갇힌 채 깊은 바다에 던져졌다는 것이었다.

항아리에 갇힌 그는 너무 답답해서 자신을 꺼내달라고 부르짖었지만 아무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괴물은 만약 자신을 꺼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두둑하게 보상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만약 100년 안에 자신을 꺼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가정을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괴물은 다시 100년 안에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에게 땅속의 모든 보물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역시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200년이 지나자 괴물은 다시 100년 안에 자신을 꺼내주는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왕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300년째가 되어도 그를 꺼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괴물은 세상을 향해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항아리에서 꺼내준다면 그를 죽이겠다고 했다.

단지 죽는 방법은 그에게 선택할 권한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어부가 항아리를 발견했고 뚜껑을 열어서 괴물을 꺼내준 것이었다.




괴물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 끝냈으니 이제 어부를 죽이겠다고 했다.

어부는 자신은 당신에게 선을 행했는데 당신은 왜 나에게 악을 행하느냐고 항변도 해 보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괴물은 어떻게 죽는 게 좋은지 선택하라고만 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어부에게 한 가지 지혜가 떠올랐다.

어부는 괴물에게 당신이 지금 이야기한 것이 정말 사실인지 물었다.

이렇게 큰 덩치인데 어떻게 자그마한 항아리에 갇힐 수가 있냐고 했다.

거짓말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괴물은 자신은 항아리에 갇혔던 게 맞다고 큰소리쳤다.

어부는 그게 사실이라면 다시 한번 항아리에 들어가 보라고 했다.

그래야 믿을 수 있다고 했다.

괴물은 자신 있게 그러겠다고 했다.

그 말과 함께 괴물의 몸은 다시 연기로 변해서 항아리로 빨려 들어갔다.

“봤지! 내가 여기에 이렇게 갇혀 있었어!” 

괴물이 외치는 순간에 어부는 재빨리 항아리의 뚜껑을 닫아버렸다.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괴물은 300년이 넘게 항아리에 갇혀 있었지만 언젠가는 풀려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다.

이런 희망은 좋다.

그런데 자신이 원했던 때에 풀려나지 못하자 악한 마음을 품었다.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은 좋지 않다.

어부는 우연히 괴물을 풀어 주었는데 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리 삶의 어려움은 이렇게 우연히 다가온다.

하지만 그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목숨을 건질 방법이 있었다.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우리 삶에도 위기가 찾아오지만 우리가 지혜를 사용한다면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괴물은 어부의 지혜를 간파하지 못하고 호언장담을 하며 다시 항아리 속으로 들어갔다.

가장 미련한 행동을 한 것이다.

지혜는 덩치보다도, 큰소리보다도 더 큰 힘이 있다.

괴물은 악을 행하려 하다가 스스로 망했다.

악은 반드시 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책을 써도 삶이 따라가 주지 않는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