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록갱신 중이다.
책읽기 기록.
솔직히 작년에 327권을 읽었을 때 그게 정점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나의 한계라고도 생각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연초의 독서량을 보면 작년보다 확실히 적었다.
그런데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이런 상태라면 작년 기록을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월에 발동을 걸었다.
한 달 동안 44권을 읽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싶지만 그렇게 됐다.
내친김에 8월에는 이상한 도전을 했다.
하루 2권씩 읽기다.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사람은 무서워진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어느 정도 해당된다.
지기 싫어하는 내 기질 탓이기도 할 것이다.
매일 2권씩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평균 하루 2권은 독파했다.
8월 한 달 동안 62권을 읽었으니까.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목표에 도전하는 게 훨씬 가뿐해진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지 말라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낮은 수준에서 목표를 설정하라고.
그러면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목표 달성의 기쁨 때문에 그다음의 목표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15년 동안의 내 책읽기 운동이 그랬다.
도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 달성의 기쁨을 누린 후 좀 더 높은 목표를 세우는 방식이었다.
1년 200권 독서 운동이 재작년부터 1년 300권 읽기로 수정되었다.
8월 말에 257권, 9월 말에 285권을 독파하자 슬슬 욕심이 생겼다.
300권의 한계를 지우기로 한 것이다.
내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 나도 모르니까.
10월 중순이 되면서 300권을 넘어섰다.
그리고 10월 말에는 작년 한 해 동안 읽은 독서량과 거의 맞먹게 되었다.
11월에 들어서면서는 날마다 기록갱신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책 읽기를 힘들게 하는 요소들도 물론 있었다.
10월 한 달은 코로나 확진과 후유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일상의 루틴이 많이 무너졌다.
8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10킬로그램을 감량하려던 목표는 실패했다.
6킬로그램까지 뺐다가 도로 서서히 찌는 중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어찌어찌 책 읽기는 계속되었다.
책 읽기가 습관이 된 것인지 중독이 된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이전보다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무슨 책이 제일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난다.
읽는 만큼 잊어버리는 것도 많다.
매월 마지막 날이 되면 지나간 한 달 동안에 읽은 책의 목록을 살펴본다.
목록을 봐야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억할 수 있다.
목록을 보면 반갑다.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독서 목록을 보면 내가 참 다양한 책들을 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11월은 떠나는 가을을 붙잡으려고 했는지 가을의 정서가 묻어나는 책들을 본 것 같다.
윤동주의 작품이라고 잘못 알려진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책 목록들이다.
‘인생을 이렇게 살아보자’라는 느낌이 묻어나는 책들이다.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는 상반기에 한 번 읽었는데 다시 한 번 봤다.
그러고 싶었다.
사춘기 때 처음 접했던 칼릴 지브란의 책들도 다시 읽어보았다.
아라비안 나이트로 알려진 <천일야화>는 꼭 한 번 완독해보고 싶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책도 있었다.
무슨 무당 이야기 비슷한 이야기의 소설 <단 한 사람>은 재밌으면서도 거북했다.
기독교인인 나와 영 어울리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과 비슷했다.
세계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11월의 책들은 내 마음에 좋은 양식이 되었다.
325. <로마의 운명 : 기후, 질병 그리고 제국의 종말>, 카일 하퍼, 부희령, 더봄, 20231101
326. <완벽한 스파이 1>, 존 르카레, 김승욱, 열린책들, 20231102
327.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이해영, 사계절, 20231103
328. <분자 조각가들>, 백승만, 해나무, 20231103
329. <자원쟁탈의 세계사>, 히라누마 히카루, 구수진, 시그마북스, 20231104
330.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문학동네, 20231105
331.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이주영, 피카(FIKA), 20231106
332. <완벽한 스파이 2>, 존 르카레, 김승욱, 열린책들, 20231107
333. <로열 패밀리>, 정유경, 위즈덤하우스, 20231108
334. <예언자>, 칼릴 지브란, 류시화, 무소의뿔, 20231110
335. <지혜의 서>, 칼릴 지브란, 강주헌, 아테네, 20231110
336. <마음 챙김 인생수업>, 칼릴 지브란, 본투비, 본투비, 20231111
337. <사람의 아들 예수>, 칼릴 지브란, 박영만, 프리윌, 20231112
338. <끝까지 살아 있는 존재>,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최종술, 민음사, 20231113
339. <서양사 강좌>, 박윤덕 외, 아카넷, 20231114
340. <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외, 미래의 창, 20231114
341.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안보윤 외, 교보문고, 20231116
342. <행복한 아침을 여는 책>, 김옥림, 미래북, 20231116
343.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김혜남, 메이븐, 20231118
344. <천일야화4>, 앙투안 갈랑, 임호경, 열린책들, 20231120
345. <천일야화5>, 앙투안 갈랑, 임호경, 열린책들, 20231122
346. <천일야화6>, 앙투안 갈랑, 임호경, 열린책들, 20231123
347. <삶의 발명>, 정혜남, 위고, 20231125
348.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열린책들, 20231128
349.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인순, 열린책들, 20231128
350. <단 한 사람>, 최진영, 한겨레출판, 20231129
351.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박제헌, 페이지2북스, 20231130
352. <1위 사고>, 엔도 아유무, 정문주, 시그마북스,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