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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26. 2020

인생의 성패는 서비스에 달려있다


식당에서 여럿이 거하게 식사를 하면 주인이 흔히 음료수를 선사하면서 ‘서비스’라고 한다.

많은 매출을 올려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대접하는 공짜 음료라고 우리는 모두 알아듣는다.


사실 영어에서는 이런 의미로 서비스(service)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다.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봉사’, ‘섬김’ ‘시중’의 뜻을 지닌다.

그래서 서비스라는 말을 들으면 낮은 위치에서 높은 분을 대하는 자세를 상상하게 된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종업원들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종업원이 손님을 대하는 자세는 철저히 낮은 자세이다.

손님은 왕이니까 종업원은 마치 신하처럼 허리를 숙이고 두 손을 가지런히 하고 공손한 모습으로 서서 왕 같은 손님의 말에 경청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서비스는 힘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시시한 일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하라고 하면 상하관계가 아닌 이상 굉장히 언짢아한다.

그만큼 서비스는 자존심 상하고 귀찮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가 없으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당장 환경미화원의 서비스가 멈췄다고 생각해 보자.

온 천지가 쓰레기 냄새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관공서 공무원의 서비스가 없으면 행정 업무는 마비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서비스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다.

부모의 희생적인 서비스 덕택에 아이들이 무럭무럭 성장해간다.

그렇게 장성한 후에는 이제 자녀가 부모님께 서비스를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하고 또 서비스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아랫사람은 웃어른을 섬김으로 서비스하고 웃어른은 아랫사람을 사랑함으로 서비스한다.




서비스는 비굴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오히려 강하다.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운동경기 중에 가운데 네트가 놓인 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다.

공격권을 가진 선수가 하는 첫 번째 일이 바로 서비스이다.

이때 서비스는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섬김의 행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점수를 갖다 바치며 섬기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는 가장 강력한 공격 포인트가 된다.

배구의 스카이 서비스를 보라.

공을 높이 띄워놓고 달려가며 점프를 하고 공을 때리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공격 기회가 된다.

탁구의 서비스는 라켓으로 순간적인 마찰을 줘서 탁구공을 마구로 만들어버린다.

테니스에서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로 승패가 결정된다.

남자선수들의 서비스 공은 시속 200Km 정도이니 라켓에 갖다 대기도 힘들다.




시시한 일 같지만 서비스를 잘 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고 경기에 이길 수도 없다.

서비스가 좋은 식당에 손님이 많이 몰리고 서비스를 잘 하는 선수가 경기에 이긴다.

서비스가 사업의 흥망을 좌우하고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다.


중국 역사 속에서 가장 존경받는 두 임금은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다.

요임금은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검소하게 살면서 백성들을 잘 섬긴 군주였다.

그의 뒤를 이은 순임금은 평범한 농사꾼으로서 포악한 아버지와 계모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얼굴빛 한 번 변하지 않고 정성껏 부모를 섬겼다.

그 섬김의 모습을 본 요임금은 자신의 아들들을 제치고 순에게 왕위를 넘겨주었다.


이처럼 서비스는 우리에게 강력한 힘이 된다.

서비스를 잘 하면 분명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인생의 성패는 내가 얼마나 서비스를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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