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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Mar 09. 2024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는 이런 사람이다


선거철이 되었다.

한 달 후면 대한민국의 만 18세 이상인 사람들이 투표를 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표를 선출한다.

자기 동네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선거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표방하는 정치체제는 대의정치이다.

시민들이 모두 목소리를 내면 정책을 만들어서 진행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대다수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를 뽑아서 그 대표가 그 지역의 현안문제들을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정리해 보면 정말 좋은 정치 제도인 것 같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게 과연 좋은 방식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일단 대표자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결정한다는데, 과연 어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

100%의 시민이 다 만족하는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른 문제도 발생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존재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그 순간부터 정치체계가 발생한다.

내 맘대로 살아갈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도 생각해 줘야 한다.

서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지켜야 할 약속들을 만든다.

그런 것들을 사회계약이라고 한다.

아주 옛날에는 이런 약속들이 굉장히 단순했을 것이다.

사냥을 할 때는 마을에 있는 남자들이 같이 가야 하고 사냥으로 잡은 짐승의 고기는 누구누구에게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정했을 것이다.

이웃집에 방문했을 때는 그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지 말아야 한다는 둥, 일상생활에 있어서 지켜야 할 질서들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왔다.

이런 것들이 다 정치체계 안에 들어 있다.

그런데 세상 그 어떤 사람도 완전하지 않듯이 역사상 그 어떤 정치체제도 완전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소크라테스는 죄가 없었다.

수많은 아테네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여론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들이 만든 정치체계에 의하면 투표를 해서 많은 수를 얻은 쪽의 주장이 선하다고 했다.

아테네에서는 소크라테스를 사형에 처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들의 주장이 선한 것이고 소크라테스는 악한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아테네의 정치체계가 그렇게 판가름했다.

너무 어이없는 재판이었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재판관들이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도 불만이 많았다.

도망가자고 권한 크리톤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담담히 자신에게 내려진 사형판결을 받아들였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 아테네의 정치체계를 받아들임으로써 아테네의 정치체계가 얼마나 허점투성이인지 보여주었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상대방 후보와 정당을 비난하는 말들이 나돈다.

요즘은 그 말들이 굉장히 거칠어졌다.

저쪽 사람들이 시민들에게 해준 게 뭐가 있냐고 외치면 지지자들은 “옳소!”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묻고 싶다.

“그럼 당신과 당신의 당은 지금까지 뭘 했느냐고!” 

저쪽 사람이 당선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저쪽에서도 이쪽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완벽한 정치는 없다.

최선의 정치를 할 뿐이다.

최선의 정치를 한다는 것은 최선의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이번 국회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제발 공부 좀 열심히 하시라고.

지역구를 위한 공부를 하고, 그곳 시민들의 삶에 대한 공부를 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공부 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당의 이름을 걸고 나온 얼굴마담 말고, 공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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