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3이다.
한 달에 33권 조금 넘게 읽으면 1년에 4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김종헌 작가의 <매일 인문학 공부>라는 책에 보니까 1만 권 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을 만나 보았다는 내용이 있다.
16년 전 책읽기 운동을 시작할 때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서가에 2만 권의 책이 있었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의 책읽기 운동에 불을 지펴준 기사였다.
2만 권의 책이라면 제목을 읽는 데만도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많은 책을 다 읽지는 않으셨겠지만 어쨌든 김대중 대통령께서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년에 100권을 읽는다면 1만 권을 독파하는 데 100년이 걸린다.
물리적으로 어렵다.
100년 동안 책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에 200권이라면 50년이 걸린다.
무리일 것 같지만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1년에 300권을 읽는다면 33년 좀 넘게 걸린다.
점점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만약에 1년에 400권의 책을 읽는다면 25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1만 권의 책을 독파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앞으로 살아갈 날에 큰 질병이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기대수명을 충분히 살 수 있다면 나도 평생에 1만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그것을 목표로 삼아도 될 것 같다.
책을 많이 읽기만 하면 뭐 하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는 요즘 세태에서는 책읽기도 하나의 수단이 된다.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수단.
책에서 배운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돈을 벌면 금상첨화라고 할 것이다.
단순하게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괜한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주장도 있고 저런 주장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는 그 자체는 중요한 일이다.
일단은 읽고 볼 일이다.
1만 권을 읽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책읽기 운동 16년 차인 2024년 4월의 독서량은 딱 40권이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이다.
33.33권이면 되는데 그보다 훨씬 많이 봤다.
그러면 된 거다.
올해의 목표량을 400권으로 잡았는데 이 정도의 추세대로라면 450권 정도 될 것 같다.
1년에 450권을 읽으면 1만 권 독파까지의 시간이 22년으로 줄어든다.
이런 생각을 계속 이어가다 보니까 정말로 내 평생에 1만 권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생각의 힘이란 게 이렇게 무서운 거다.
생각만 했을 뿐인데 마음이 뜨거워지고 의욕이 생긴다.
설령 그 목표가 허무맹랑한 목표가 될지라도 일단 할 수 있는 선까지 최대한 읽어보려고 한다.
많이 읽으려면 독서의 폭도 넓어야 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을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심정으로 다양한 책들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4월에는 독서의 폭이 조금 더 넓어졌다.
김애란, 김중혁, 이꽃님, 오평선, 장류진, 정해연, 윤이형...
내 평생에 처음 대한 작가들이다.
내가 이들을 찾은 게 아니다.
국문학과에 진학한 딸아이 때문에 이 작가들의 책을 보게 되었다.
요즘 국문과에서는 어떤 책을 읽히는지 궁금해서 딸아이의 과제물로 제시된 책들을 나도 덩달아 같이 보고 있다.
아마 딸아이가 아니었다면 이 작가들의 책을 읽을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내 스타일에 맞는 책은 아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까 이 작가들의 책들도 좋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 왔던 세상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내가 살아왔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는 맞는데 나와는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다.
이 책들 덕분에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보게 되었다.
그만큼 내 독서의 분야가 훨씬 넓어졌다.
마침 지난 4월에 데이비드 브룩스의 <사람을 안다는 것>이란 책을 봤는데 책읽기는 이처럼 사람을 알아가는 일인 것 같다.
103.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김용기. 민음사. 20240401.
104. <시, 마당을 쓸었습니다>. 나태주. 푸른길. 20240401.
105. <생각 중독>. 닉 트렌턴. 박지선. 웅진씽크빅. 20240402.
106. <비행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 20240403.
107.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리처드 라이더, 데이비드 샤피로. 김정홍. 책 읽어주는 남자. 20240404.
108.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문학동네. 20240405.
109. <달려라 아비>. 김애란. 창비. 20240405.
110.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보도 섀퍼. 박성원. 토네이도 미디어그룹. 20240406.
111.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꽃님. 문학동네. 20240406.
112.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오평선. 포레스트. 20240406.
113.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창비. 20240407.
114. <어느 개의 죽음>. 장 그르니에. 유진. 민음사. 20240408.
115.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김용기. 민음사. 20240408.
116. <섬>. 장 그르니에. 김화영. 민음사. 20240408.
117.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오현우. 문예출판사. 20240409.
118. <오스 기니스의 저항>. 오스 기니스. 김진선. 토기장이. 20240410.
119.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수오서재. 20240411.
120. <홍학의 자리>. 정해연. 문학동네. 20240412.
121.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을유문화사. 20240412.
122. <시민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 김대웅 외. 아름다운날. 20240413.
123. <보통의 존재>. 이석원. 달출판사. 20240414.
124. <의례준칙과 그 해설>. 조선총독부. 온이퍼브. 온이퍼브. 20240415.
125. <집념의 예술가들>. 안진우. 좋은땅. 20240415.
126.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양유진. 21세기북스. 20240415.
127. <사람을 안다는 것>. 데이비드 브룩스. 이경식. 웅진지식하우스. 20240417.
128.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김범준. 빅피시. 20240418.
129. <초록채집>. 정현. 알에이치코리아. 20240418.
130. <원도>. 최진영. 한겨레출판사. 20240419.
131. <또 못 버린 물건들>. 은희경. 난다. 20240420.
132.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박치욱. 웨일북. 20240421.
133. <플라톤의 인생수업>. 장재형. 다산초당. 20240422.
134.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21세기북스. 20240423.
135. <산책하듯 가볍게>. 정우성. 북플레저. 20240424.
136. <세상 모든 것의 기원>. 강인욱. 흐름출판. 20240424.
137. <감옥의 대안>. 미셸 푸코. 이진희. 시공사. 20240425.
138. <삶이라는 지옥을 건너는 70가지 방법>. 이동용. 청림출판. 20240426.
139. <러브 레플레카>. 윤이형. 문학동네. 20240427.
140.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유은정. 21세기북스. 20240428.
141.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홍한별. 다산북스. 20240429.
142. <피렌체 서점 이야기>. 로스 킹. 최파일. 책과함께.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