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홍수 이후 인류는 육식을 시작하였다
성경이야기 13
2020년 2월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상륙하였다.
이후 3년 동안 우리는 코로나와 기나긴 전투를 치렀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이겨냈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코로나19라는 녀석뿐이다.
다음에는 어떤 코로나가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
어쨌거나 지금은 코로나 정도는 이제 이길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일상을 회복했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상을 회복했다는 말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엄밀히 말하면 일상을 회복한 게 아니다.
예전으로 돌아간 게 아니다.
지금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
100여 년 전 스페인독감을 겪은 인류는 1920년대에 새로운 세상을 맞닥뜨려야 했다.
흑사병을 경험한 유럽인들은 1350년을 기점으로 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되었다.
인류 역사 속에 나타난 대재앙들은 세상을 한순간에 바꾸어 버렸다.
노아의 홍수는 1년이었다.
흑사병이나 스페인독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소한 3년을 장악한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노아의 홍수는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대홍수로 인해서 지구의 환경이 달라졌다.
노아 홍수 이전에 분포했던 동식물들은 모두 멸절되었다.
단지 방주 안에 들어온 동물들이 그 동물 종을 퍼뜨렸고 살아남은 씨앗들이 그 식물 종을 퍼뜨렸다.
하나님은 창세기 1장에서처럼 창세기 9장에서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을 주셨지만 창세기 1장과 9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창세기 1장은 에덴동산의 비옥한 땅이 삶의 배경이었지만 창세기 9장은 홍수가 걷힌 황폐한 땅이 삶의 배경이다.
땅이 황폐해진 여파는 창조물들에게도 전파되었다.
창세기 9장 2절에서 하나님은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에 기는 것들과 바다의 물고기들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창세기 9장 3절에서 독특한 표현을 볼 수 있는데 하나님은 노아에게 모든 산 동물은 사람들의 먹을 것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즉, 육식이 시작된 것이다.
창세기 1장 29절과 30절을 보면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을 당시에는 사람이나 동물들이나 채식을 했었다.
그러니까 에덴동산에서는 사자나 호랑이도 풀을 먹은 것이다.
호랑이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호랑이가 풀을 뜯어먹을 때가 있다.
어쨌든 노아의 홍수 이후에 지구 환경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 중의 하나는 육식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인류 문명을 본다면 인류가 수렵생활을 하다가 점차로 농경생활로 발전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창세기 2장 15절에서 이미 아담과 하와는 농사기술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창세기 9장에서 육식을 시작하게 되었으니까 이때에 들어서야 비로소 수렵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왜 육식을 허락하셨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지구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일어난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아가 아무 짐승이나 마음대로 잡아먹으라고 하지는 않으셨다.
우선은 살아 있는 동물을 잡아먹어야 했다.
이미 죽은 동물은 먹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고기를 피째 먹지는 말라고 하셨다.
구워서 먹든지 삶아서 먹든지 말려서 포를 떠서 먹든지 해야 했다.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피째 먹는 것보다 다른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는 게 훨씬 위생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여기서 하나님이 강조하신 사실은 피를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피가 곧 생명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를 흘리는 사람은 그 사람의 피도 흘리게 할 것이라고 하셨다.
동물을 잡아먹게는 하셨지만 그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하셨다.
모든 생명은 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창조물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