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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벅찬 오늘 하루
인생, 모른다. 넉넉하게 생각하자!
by
박은석
Nov 3. 2020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흔들린다.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다행이다 싶다가 걱정한다.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올 때는 이런 감정의 기복이 더욱 심하다.
대범하게 결정했어야 했는데 눈치를 보고 상황을 살펴보느라 가슴에 품은 꿈을 그냥 묻어버린 것 같아 너무 아쉽다.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반복될 수 있는데 그때에도 또 이렇게 재고 저렇게 재면서 시간만 보내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아일랜드의 극작가였던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를 써 달라고 했다는데 꼭 나에게 들으라는 말 같다.
자기계발을 외치는 사람들은 일단은 나만 생각하라고 한다. 내가 중요한 거라고 말한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고 멈추고 싶으면 멈추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싶지만 막상 나에게 적용하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내 가슴이 새가슴처럼 좁기 때문이 아니다.
나도 멈추고 싶고 떠나고 싶다.
하지만 내 삶은 나만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부모님, 배우자, 딸과 아들 그리고 여러 사람들. 이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쏙 빼버리면 무게중심이 맞지 않아 모두가 기우뚱거릴 것이다.
한동안 중심을 잡느라 고생깨나 할 것이다.
자기 자리를 지키지 않은 나를 원망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역사는 원대한 꿈을 성공적으로 펼쳐낸 사람들을 위인이라며 치세운다.
하지만 그보다 수십, 수백, 수천 배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꿈을 위해 돌진했더라도 그 꿈을 성취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어떤 인생이 값진 인생일까?
그리 쉽게 말할 수가 없다.
이성계의 고조할아버지 이안사는 고향땅 전주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가솔들을 이끌고 강원도 삼척으로, 또 고려의 국경 끝으로 쫓겨나듯 길을 떠났다.
농사도 짓기 힘든 곳에서 오랑캐들의 위협을 받으며 불안하게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아들 딸 낳아서 어떻게든 키워냈고 오랑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들을 알아냈다.
그렇게 한 세대, 두 세대, 세 세대, 네 세대를 내려와서 조선의 왕가를 이루었다.
그러니 이안사의 피난길이 이성계의 왕이 길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안사는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손인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자 태조의 4대까지 임금으로 추존하는 관례에 따라 ‘목조(穆祖)’라는 왕명을 얻었다.
때로는 과감하게 달려드는 것이 낫지만 때로는 제자리를 맴돌고 후퇴하는 것이 훨씬 나을 때가 있다. 정말이지 인생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든지 넉넉하게 맞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버는
“하나님! 저에게,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침착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또한 그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라는 기도문을 남겼다.
그렇다.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걸 어떡하겠는가? 그럴 때는 너무 억울해하지 말자.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 여겨지면 용기 있게 달려들자.
그리고 무엇이 바꿀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것인지 분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마다 이 세 가지 선택 상황에 놓여있다. 무엇이 탁월한 선택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과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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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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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2009년 1년 200권 읽기 운동 시작. 2021년부터 1년 300권 읽기 운동으로 상향 . 하루에 칼럼 한 편 쓰기. 책과 삶에서 얻은 교훈을 글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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