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석 Jul 02. 2024

1년 300권 책읽기 운동 2024년 6월 독서 목록


딱 그만큼이다.

1년 300권 읽기 운동이라고 했지만 2024년의 목표는 400권이다.

그러려면 상반기가 끝나는 6월에 200권을 독파해야 한다.

딱 그만큼 읽었다.

200권.

조금 더 속도를 높이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6월 한 달 동안 읽은 책도 딱 30권이다.

아쉬울 수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쉽지 않다.

꽤 중량감 있는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은 100페이지 분량으로 편집되어 있지만 어떤 책은 1,000페이지 분량으로 편집되어 있기도 하다.

1,0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한 권 읽는다는 것은 100페이지 분량의 책 열 권을 읽는 것과 같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난 6월에 읽은 장 깔뱅의 <기독교강요>,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시리즈 3번째 책, 폴 오스터의 <4321>, 알렉시 드 토크빌의 <아메리카의 민주주의 1, 2> 등이 그런 경우인데 이 책들을 읽는 데 걸린 시간은 다른 책의 두세 배가 넘었다.




언젠가부터 시카고 대학교의 독서 계획인 ‘시카고 플랜’을 완성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잊을만하면 시카고 플랜을 들여다본다.

내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파일을 띄워놓았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다.

토크빌이 쓴 <아메리카의 민주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그 덕분에 읽은 책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30일에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했던 폴 오스터가 타계했다.

전에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뉴욕 3부작>을 비롯해서 몇 권을 읽었었는데 이 기회에 폴 오스터를 기리는 마음으로 <4321>과 <스퀴즈 플레이>를 읽었다.

세상에 차고 넘치는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되는데 그럴 때 이처럼 어느 한 작가를 기념하면서 그 작가의 책을 골라 보는 것도 책읽기의 쏠쏠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기 드 모파상의 단편선을 택한 이유이다.




스무 살 대학 1학년이었을 때 학교 동아리 선배 중에 늦깎이 대학생이 있었다.

이십 대 청춘을 방황하면서 보낸 후 서른 살이 넘어서 대학에 들어온 선배였다.

그 선배가 나에게 장 깔뱅의 <기독교강요>를 읽어보라고 권했었다.

기독교인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책의 분량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대학생활 중에는 그 책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학을 마치고 신학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때 <기독교강요>를 읽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거금을 들여서 그 책을 구입했다.

상중하 3권으로 나뉘어 있었다.

분량은 <삼국지>와 비슷해 보였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신학대학원 3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기독교강요>를 읽지 못했다.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지났다.

아직도 내 책장에 그 책이 꽂혀 있다.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곧 독파할 수 있을 것 같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이전에 읽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은 이유가 있다.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좋다.

아니,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1789년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파리와 런던이라는 두 도시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그 안에 사랑도 있고 인간애도 있고 공의와 심판 그리고 평화도 있다.

여러 번 읽어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얼떨결에 읽은 <왕국>은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고 <인간의 종말>은 인류문명의 전개와 전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나의 가치관에 어울리지 않는 책들도 있다.

보룬힐데 폼젤이 쓴 <어느 독일인의 삶>은 읽는 내내 속에서 역겨운 것들이 올라왔다.

6월에 읽은 서른 권 중에서 딱 한 권을 추천하라면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꼽겠다.

평범한 인생을 그리면서 우리에게 얘기한다.

“그게 뭐가 중요한 것이라고...”




<1년 300권 책읽기 운동 2024년 6월 독서 목록>


171. <기독교강요(중)>. 장 깔뱅. 원광연.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240602.

172. <큰 늑대 파랑>. 윤이형. 창비. 20240602.

173.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김소영. 백도씨. 20240602.

174. <부처스 크로싱>. 존 윌리엄스. 정세윤. 구픽. 20240603.

175. <4321(1)>. 폴 오스터. 김현우. 열린책들. 20240605.

176. <4321(2)>. 폴 오스터. 김현우. 열린책들. 20240607.

177. <스퀴즈 플레이>. 폴 오스터. 김석희. 열린책들. 20240608.

178.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바다출판사. 20240609.

179. <히든 포텐셜>. 애덤 그랜트. 홍지수. 한국경제신문. 20240610.

180. <어느 독일인의 삶>. 보룬힐데 폼젤. 박종대. 사람의집(열린책들). 20240611.

181.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아작. 20240612.

182. <왕국>. 엠마뉘엘 카레르. 임호경. 열린책들. 20240612.

183.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김경주. 문학과지성사. 20240613.

184.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최완규. 시공사. 20240615.

185.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박언주. 열린책들. 20240616.

186. <스토너>. 존 윌리엄스. 김승욱. 알에이치코리아. 20240617.

187.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임호경. 열린책들. 20240618.

188. <슬픔에 이름 붙이기>. 존 케닉. 황유원. 윌북. 20240619.

189. <중세3>. 움베르토 에코. 윤종태. 시공사. 20240621.

190. <모파상 단편선>. 기 드 모파상. 임미경. 열린책들. 20240622.

191. <화재의 색>. 피에르 르메트르. 임호경. 열린책들. 20240623.

192. <칠레의 밤>. 로베르토 볼라뇨. 우석균. 열린책들. 20240623.

193. <정치학>. 아리스토텔레스. 라종일. 올재. 20240624.

194. <아메리카의 민주주의 1>. 알렉시 드 토크빌. 이용재. 아카넷. 20240626.

195.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네스 그레이엄. 정지현. 인디고. 20240626.

196. <아메리카의 민주주의 2>. 알렉시 드 토크빌. 이용재. 아카넷. 20240626.

197. <불완전한 존재들>. 텔모 피에바니. 김숲. 북인어박스. 20240627.

198. <인간의 종말>. 디르크 슈테펜스 외. 전대호. 해리북스. 20240628.

199. <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물리학>. 유리 비로베츠. 김민경. 다빈치하우스 미디어숲. 20240628.

200. <한 여자>. 아니 에르노. 정혜용. 열린책들. 20240629.


매거진의 이전글 1년 300권 책읽기 운동 2024년 5월 독서 목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