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소개,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릴케

by 박은석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속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져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구하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얻을 수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아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테니까.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너무 어이없는 말을 들었다.

너무 어안이 벙벙했었다.


내 딴에는 열심히 한 일이었다.

성실하게 한 일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그 사람에게는 방해가 되었다고 한다.

답답한 일이 되었다고 한다.

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묻고 싶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냐고?

좋은 게 좋다고 했어야 했냐고?


눈 감고 못 본 척 할 걸 그랬나?귀 닫고 못 들은 척 할 걸 그랬나?

알아도 모르는 척 할 걸 그랬나?


미안하다고 할까?

미안한 게 있어야 미안하다고 하지!

잘못했다고 할까?

잘못한 게 있어야 잘못했다고 하지!


그는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그는 왜 나에게 그런 눈길을 주었을까?

그가 나에게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생각해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생각할수록 분한 마음이 파도칠뿐이다.

차라리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어쩌면 말이지...

시간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그때쯤이면... 그때쯤이면 이해될지 몰라


새빨갛게 타오르던 불길도

시간이 지나면 스르르 꺼지잖아

내 속을 시커멓게 태우는 분노도

시간이 지나면 스르르 꺼질 거야


지금은 그냥... 정말 그냥...

이 감정을 품고 사는 거야

인내하면서... 인내하면서...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나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