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친 짓을 해 봤다-브런치 구독자 전체 찾아간 날

- 내 브런치 구독자들 전체를 찾아가서 댓글 달고 온 날 -

by 박은석


오늘은 쉬는 날이다.

늘어지게 지낼까 생각을 했다가 아침에 눈 뜨자마자 뭔가 미친 짓을 해 보고 싶었다.

성탄절도 다가오는데 예전 같으면 성탄 카드도 쓰고 보내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뭔가 속에서 근질근질거린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감사의 인사 정도는 표현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불현듯 브런치 구독자들 생각이 떠올랐다.

브런치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되는 나에게 찾아와서 먼저 손 내밀어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브런치 작가들이라면 처음 글을 올릴 때 ‘내 글을 누가 읽어줄까?’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다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일면식도 없는 분들로부터 ‘라이킷’ 알림이 오면 그만큼 기쁠 수가 없다.

그리고 구독 신청자가 한 명씩 늘어갈 때마다 ‘브런치를 잘 했다’는 보람을 느낀다.




브런치 작가로서 가장 기분이 좋은 순간은 누군가 내 글에 좋다는 하트 표시를 눌러줄 때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오늘 미친 짓을 해 보기로 했다.

내 브런치를 구독하는 분들을 일일이 찾아가는 것이다.

이제 102명이다.

그중에는 내 아내와 초딩 아들 녀석도 포함되어 있다.

그 둘을 제외하면 100명.


브런치 글을 공개하신 분도 계시고 비공개 하시는 분도 계시다.

아직 작가 신청을 안 하신 분들도 있다.

일단 이름이라도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신 분들을 찾아가서 최근에 올린 글 중에 내가 안 읽었던 글, 대충 읽었던 글을 꼭 읽어보고 반드시 댓글 하나 남기기로 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

희망사항이지만 구독자가 더 늘어나면 그때는 하기 힘든 일이다.




구독자 한 명을 찾아가서 최신 글을 읽는데 2분, 댓글 쓰는데 2분 도합 4분이 소요될 것 같았다.

구독자들 중에서 자신의 글을 공개하신 분만 80명이라고 하면 320분.

좋다.

대여섯 시간 정도는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10시 39분에 시작했다.


한 분 한 분의 구독자들께서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써 주셨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도 있었고 내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일깨워주신 분들도 계셨다.

밥 먹는 시간 빼고 커피 마신 시간 빼고 계속 모니터만 쳐다봤다.

휴일인데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아내가 눈치를 줄만도 한데 다행히 아이들이 재택 수업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나를 그냥 놔두었다.

구독자 명단을 죽 밑으로 끌어내려서 맨 처음 구독하신 분들의 이름을 보니 너무나 감회가 새로웠다.

정말 고마웠다.




별 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일도 보통 일은 아니었다.

오후 3시 30분.
드디어 마지막 구독자 분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댓글을 달면서 가장 많이 적은 말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었다.

정말 그렇다.


어떤 사람은 매일 감사일기를 쓴다고 한다.

나도 오프라 윈프리처럼 하루에 5가지의 감사를 적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게으른 나에게는 그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댓글에 답을 하다보면 어느새 하루에 5가지 이상의 감사의 글을 쓰게 된다.


특히 오늘은 너무나 많은 감사의 글귀를 적었다.

그렇게 감사하다는 말을 적다보니 내 마음이 뿌듯해졌다.

오늘 하루는 정말 보람 있는 날이었다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제 구독자 분 중에 오늘 저의 방문을 받지 못하신 분이 계시면 꼭 댓글 달아주세요.

득달같이 달려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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