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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조회 수 5만 회를 찍은 글은 어떤 글일까?

by 박은석

아침 9시가 조금 지나 글을 올리면서 생각했다.

‘지난번 조회 수 1만 6천 회를 찍을 때처럼 이번 글도 조회 수가 많겠구나!’

예감은 적중했다. 아니 내 예감보다 훨씬 웃돌았다. 심상치 않았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차피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시간 여유가 있었다.


오전 9:32(1천), 9:49(2천), 10:02(3천), 10:14(4천) 10:24(5천), 이후로도 이런 기세였다.

평균 12분 간격으로 1천 회씩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전 11:25에 1만 회를 찍었다.


(조회 수 체크 결과)


그 후 브런치 알림은 한동안 뚝 끊겼다.

이제 1천 단위로의 알림은 보내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신경을 잠시 껐다.

한참 지나고 오후 4시쯤에 봤더니 조회 수 3만을 돌파했다는 알림 메시지가 와 있었다.

‘아! 조회 수 1만을 넘으면 그다음 알림은 3만 되었을 때 보내는 거구나!’


분명 카카오톡 탭과 m.daum을 통해서 조회된 것이 대부분인데 내가 접속했을 때는 도통 내 글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것은 지난번에도 조사했으니까 중요한 게 아니고 어쨌든 브런치의 조회 수 알림 메시지 보내는 방식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1만 회 이전에는 1천 회 단위로 알리고, 그다음에는 1만, 3만, 그리고 5만 회일 터였다.

그래서 기다렸더니 역시 2만 회에 이어 4만 회에서도 알림이 없었다. 그리고 저녁 8:53에 5만 회 알림이 왔다.


(조회 수 5만 회 순간)



내가 쓴 글이지만 신기했다.

‘왜 이런 글에 사람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까?’

그래서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보았다.

심혈을 기울여서 쓴 글들은 150명 선에서 조회가 그치고 카카오톡 탭에도 잘 올라가지 않는다.

이전에 쓴 글까지 찾아서 읽는 독자들 덕분에 하루 평균 조회수가 총 250 회 정도다.

내 글의 구독자 수가 200명도 안 되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얼마 전의 글도 그렇고 오늘의 글도 그렇고 글 한 편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여다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게 모든 작가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독자들은 내용을 알고서 글을 클릭하지는 않는다. 제목만 보고 클릭한다.

그렇다면 독자들의 관심과 손길을 끌 수 있도록 제목을 잡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제목을 달아야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게 될지 그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독자들은 자신이 겪었거나 알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제목에 호감을 느낀다.

아무리 글이 좋더라도 독자들의 생활과 거리가 먼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진다. 제목에서부터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자기 이야기를 할 때가 더 신이 난다. 글도 마찬가지다. 나의 글이지만 독자들의 글도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독자들의 이야기처럼 다가가야 한다.


둘째,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발동하는 제목이면 좋다.

호기심이 생기면 건드리게 되어 있다. 고상한 척 글의 내용만 중요하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 글을 읽을 수밖에 없도록 미끼를 잘 던져야 한다. 낚시를 해 본 사람은 안다. 미끼를 잘 던지는 사람이 고기도 잘 잡는다. 제목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 그 단어가 미끼가 되어 독자의 관심을 끌어낸다.

셋째, 쉬운 말이지만 의미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제목이면 좋다.

좋은 글은 읽기 쉽다. 반면에 나쁜 글은 읽기가 어렵다. 나쁜 글은 한 문장 안에서도 내용이 꼬여 있다. 굉장히 어렵거나 유치한 단어를 쓰기도 한다. 흔해 빠진 유행어나 비속어는 독자들이 농락당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독자들의 품위를 지켜주는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글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독자들이 명확하게 예상할 수 있으면 좋다.




그 외 몇 가지도 끄적거리며 적어뒀는데 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이 정도로 정리해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글의 제목을 잡는 데는 정해진 원칙이 없다. 글쓴이에 따라 다르고 글 읽는 대상에 따라 다르고 글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 조회 수 5만 회를 찍은 글의 제목은 <당근마켓에서 퇴짜 맞았을 때 울분을 푸는 방법>으로 정했다.

제목을 붙이면서 분명 독자들이 제목을 보고 웃으면서 클릭할 것이라 생각했다.

자기 이야기 같고, 어떤 퇴짜를 맞았는지, 그 울분을 어떻게 풀었는지 궁금하고, 말이 쉽고, 어쨌거나 문제가 해결되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아! 고민이 생긴다.
관심 유발 작가가 될 것이냐? 아니면 내가 쓰고 싶은 진주한 글을 쓸 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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