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어가고 있지만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는 사람들도 있다.
아침에 집에 태극기를 달았는지조차 가물거릴 만큼 정신없이 집을 나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삼일절에 재수 없게 일정이 꼬였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서 의미를 부여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몸이 매여있다고 마음도 매일 필요는 없다.
하루 종일 머물러 있는 집에서, 텅 빈 사무실에서 책 한 권 읽어보기를 권한다.
서점에 갈 수 없다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서 오디오북이나 이북으로 읽어볼 수도 있다.
나라의 아픔에 함께 아파했고 나라의 주권을 찾으려고 인생을 걸었던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가장 먼저 대한민국 임시정부 2번째 대통령이었던 박은식의 <한국통사(韓國痛史)>를 보자.
조선 말기에 외세의 침략에 대항했던 일들, 그리고 국운이 약하여 일제의 찬탈에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을사늑약(1905년)이 맺어지까지의 아픈 역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고통의 역사(痛史)라고 한 것이다.
그다음 두 번째로는 뭐니 뭐니 해도 <백범일지(白帆逸志)>이다.
김구 선생께서 자신의 두 아들에게 남긴 글인데 일기가 아니라 일지(逸志)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니까 백범의 큰 뜻을 적은 글이다.
앞부분은 자신의 집안 내력과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한 비분으로 시작된 항일운동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뒷부분에는 해방된 조국의 문지기라도 괜찮다고 하는 <나의 소원>과 문화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가 실려 있다.
시대를 내다본 백범의 안목에 저절로 감탄하게 된다.
세 번째로 <안중근 평전>과 <안중근 전쟁>을 추천한다.
가장 악질적인 일제의 정치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열사에 대한 일대기와 그의 재판기록을 보여준다.
동학에 대항해 조선 왕조를 지키려던 안중근이 동학의 접주인 김구를 만나고, 의병활동을 하고, 이토를 시해하고, 재판받아 사형당하기까지, 안중근의 일대기를 일다 보면 그의 높은 기상과 동양평화론에 매료되게 된다.
네 번째로는 박시백 화백이 만화로 그려낸 <35년> 총 7권의 세트를 읽어보자.
7권이 힘들다면 3권만이라도.
이 책은 일제의 대한제국 병탄 이후의 해방을 맞이하기까지 우리 민족이 펼친 항일운동의 역사를 자세히 그려냈다.
나도 나름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무지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만화라고 무시하지 말라.
박시백 화백은 <조선왕조실록>도 만화로 그려낸 대단한 작가이다.
다섯 번째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이었던 양우조, 최선화 부부가 딸 제시를 낳고 양육하면서 8년 동안 기록한 <제시의 일기>를 읽어보자.
임시정부 요원들이 김구 주석의 인도로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 중일전쟁으로 피난길에 올라 갖은 고생을 겪은 일화들, 광복군을 조직하고 훈련하다가 해방을 맞은 이야기, 죽음의 문턱에서도 ‘제시’에게 희망을 걸었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마지막 여섯 번째로 안창호 선생이 그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보낸 <그대 가슴속에 살아 있고 싶다>라는 편지 모음집을 보자.
37년의 결혼생활 동안 고작 10년 정도밖에 함께 지낼 수 없었던 부부였다.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보낸 안창호 선생의 사부곡 150통이 구구절절하게 다가올 것이다.
독립투사들도 대단했지만 그들의 가족들도 대단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인생을 온전히 헌신했던 분들을 이제 책으로 만나보자.
++ 지난 일주일 동안 제가 있는 자리에서 나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삼일운동의 감흥을 글로 담아서 하루하루 올려보았습니다. 희망이 없다고 하던 시대에, 희망이 있다고 외치며, 스스로 희망의 길을 만들어가셨던 독립운동가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그분들의 피로 얻은 이 나라 대한민국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시리즈 비슷하게 되었는데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