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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쓴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by
박은석
Mar 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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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걸으면서 오늘 하루를 또 새롭게 시작한다는 희망 섞인 흥얼거림과 오늘이라고 뭐가 다르겠냐 하는 푸념이 교차하며 나온다
.
세상만사가 다 내 뜻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다.
입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주먹을 불끈 쥐며 흔들더라도 안 되는 일은 안 된다
.
괜히 안 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서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속상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
미국의 신학자이며 윤리학자였던 라인홀드 니버도 이와 비슷한 마음을 품었었는지 유명한 기도문을 하나 남겼다,
그 기도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
“하나님,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
그리고 또한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하루하루 살게 하시고
순간순간 누리게 하시며
고통을 평화에 이르는 길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들이 있다
.
그 앞에서 우리는 절망한다
.
푸념한다
.
운명을 탓하고 사주팔자를 들먹인다
.
가족을 원망하며 자신을 저주한다
.
그래서 나아지는 것이 있나?
전혀 없다
.
오히려 그럴수록 상황은 더 안 좋아진다
.
안 되는 일 앞에서 마음이 평온한 사람은 보통의 마음수련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높은 경지의 사람이다
.
그런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깊이 받아들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
나약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
테니스 라켓의 줄이 탱탱하면 쉽게 끊어지고 공도 원치 않는 곳으로 튕겨나가기만 한다
.
오히려 줄이 느슨했을 때 공이 더 멀리 더 강하게 날아간다
.
느슨한 줄이 공을 받아들이고 감싸 안은 후에 마치 새총을 쏘듯이 내보내기 때문이다
.
받아들여야 강하게 보낼 수 있다
.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강한 것이 올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평온을 누리는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들이 있다
.
그런데 그 앞에서 우리는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주위를 살피고 눈치를 본다
.
계산기를 두드리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 좋은 기회를 놓쳐버리고 만다
.
그다음에는 후회만 한가득이다
.
바꿀 수 있는 일을 지금 바꾸는 것이 용기이다
.
지금까지 이래왔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도전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
해 봤냐?
분명 계란 하나로는 바위를 부술 수 없다
.
하지만 수천, 수만, 수억 개의 계란이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
던지고 또 던지다 보면 계란으로 바위가 부서진다
.
물방울 하나는 별 힘이 없다
.
하지만 물방울들이
모이면 거대한 힘이 된다
.
세상에서 제일 단단하다는 다이아몬드도 물방울들을 이용해서 잘라낸다
.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을 마주대한다면
그때는 용기를 내야 한다.
도전해야 한다.
우리 앞에는 매일 바꿀 수 없는 일과 바꿀 수 있는 일이 다가온다
.
언뜻 봐서는 어느 것이 바꿀 수 없는 일이고 또 어느 것이 바꿀 수 있는 일인지 알 수가 없다
.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
바꿀 수 없는 일을 기를 써서 바꾸려고 하는 것은 미련하고 무모한 짓이다
.
바꿀 수 있는 일인데도 바꾸지 않고 그냥 쳐다보기만 하는 것은 게으르고 나약한 행동이다
.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별해야 한다
.
둘의 차이를 알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
그런 지혜가 있다면 오늘 하루가 평온하고 보람이 있을 것이다
.
순간순간 치솟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여 실수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
때를 놓쳤다며 후회하고 자책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가 오늘 나에게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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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칼럼니스트
2009년 1년 200권 읽기 운동 시작. 2021년부터 1년 300권 읽기 운동으로 상향 . 하루에 칼럼 한 편 쓰기. 책과 삶에서 얻은 교훈을 글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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