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를 이기는 최고의 전략은 끌어안기 전략이다

by 박은석


2차 세계대전 최대의 격전은 독일과 소련이 맞붙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이다.

1942년 8월에 시작해서 1943년 2월에 끝난 이 전투에서 적어도 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만 해도 독일 군대를 막을 수 있는 나라는 없었다.

이미 서유럽은 독일이 거의 다 점령한 상태였다.

독일과 소련은 이미 상호불가침 협정을 맺은 상태였고 폴란드를 점령하여 나눠가졌다.

하지만 공산주의를 극도로 싫어한 히틀러와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던 스탈린 사이의 조약이란 언제든지 깨질 수 있었다.


결국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소련은 공산주의 혁명을 일으켜 사회를 통제해가고 있었지만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 독일과 맞설 사정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독일군은 진격하는 속도대로 소련 땅을 점령해갔다.

곧 소련의 심장부인 모스크바까지 도달할 것만 같았다.

소련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피난 가는 것밖에 없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전쟁은 보급품 싸움이다.

전쟁물자를 보급받지 못하면 싸울 수가 없다.

소련 땅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독일군대로서는 보급품 공급이 쉽지 않았다.

일단 전투기와 전차를 움직일 수 있는 석유가 필요했다.

다행히 러시아 남쪽에 거대한 코카서스 유전지대가 있었다.

그 옆에는 볼가강도 흐르고 있었다.

기름도 얻고 보급로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독일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여 진격하였다.


그런데 히틀러가 지도를 보니까 그 근처에 스탈린그라드라는 거대한 도시가 있었다.

모스크바까지 가는데 꼭 거쳐 갈 필요는 없었지만 스탈린의 이름을 딴 도시였기에 그 이름이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그래서 병력을 둘로 나눠 하나는 유전지대를 점령하고 하나는 스탈린그라드를 점령하라고 했다.

하늘을 빼곡히 메운 독일 전투기들이 스탈린그라드에 무차별 폭격을 퍼부으면서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시작되었다.




누구나 다 독일이 승리할 줄 알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독일은 스탈린그라드 외곽에서 조금씩 조여들어갔다.

전투기가 시가지를 초토화시켰고 전차에서 쏘아대는 대포가 또 한 번 도시를 망가뜨렸다.

스탈린그라드는 불이 꺼지지 않는 지옥의 도시로 변해갔다.


그때 소련군 장군으로 임명된 추이코프는 새로운 방법으로 전투에 임했다.

어차피 먼 거리에서 대포를 쏘면서 독일군과 싸우기에는 소련이 절대 열세였다.

그렇다면 독일군을 가까이서 끌어안자고 했다.

다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치열한 시가전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소련군이 시가전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의 진격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었다.

지지부진하고 처참한 전투가 이어지는 중에 소련 중앙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병사와 전투기부대와 전차부대까지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탈린그라드에 집중해 있는 독일군을 밖에서 포위해버렸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독일군이 겪은 첫 번째 패배였다.

그리고 소련군이 얻은 첫 번째 승리였다.

이후 독일도 전쟁에서 질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했고 독일군은 급속이 약화되었다.

소련군이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

소련에서만 이미 100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산업시설은 다 망가졌다.

하지만 더 큰 피해는 막아냈다.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리고 어쨌든 승리했다.

끌어안기 전략 때문이었다.

맞서 싸우는 게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 틈에서 그 알량한 자존심 내려놓고 부드럽게 끌어안자고 했다.


권투 경기에서 상대방의 주먹이 강할 때는 거리를 두면 안 된다.

바짝 다가가서 여차하면 끌어안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팔을 뻗을 수가 없다.


잘 끌어안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맞서 싸우지 말고 조용히 끌어안아 보라.

그러면 분명 당신이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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