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읽을 책을 찾으시나요?

by 박은석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현관문 밖을 나서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집안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야 할 생각에 많은 이들이 ‘이번에 책 좀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10년 넘게 1년 200권 독서하기 운동을 벌이다보니 주변에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말도 심심찮게 받는다.

이맘때쯤이면 지도자들이 휴가 때 무슨 책을 들고 가는지 기사거리가 올라오기도 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들고 가는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은 책이 기사거리가 된 적이 있나 생각해 보았는데 떠오르지 않았다.

궁금해서 검색하다 보니까 그런 기사는 없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때 읽으면 좋을 책을 추천한 글은 있었다.

책을 읽는 것에서도 두 대통령의 차이가 분명하게 엇갈렸다.

상반기에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이번 휴가 때 꼭 읽어보라고 딱 3권의 책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이다.

어떤 조직의 지도자이거나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정약용은 천주교 박해에 연루되어 기나 긴 귀양살이를 했다.

다시 한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을 느꼈을 때 그는 마음속으로 건강한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를 생각했다.

그 나라는 지도자가 백성을 잘 다스리는 나라이다.

자신이 다시 백성들을 다스리는 관리가 될 가망성은 없었기에 자기 마음속으로 꿈을 꾸며 하나씩 새긴 책이다.

백성을 힘으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백성들을 양처럼, 소처럼 잘 키워야 한다고 해서 목자의 마음을 담아 ‘목민(牧民)’이라 하였다.

자신이 나서서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에 쓴 책이라고 해서 ‘심서(心書)’라고 이름 붙였다.

방대한 자료들을 가지고 깊은 통찰력을 쏟아놓은 이 책을 깊이 정독하다 보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잘 배울 수 있다.




두 번째는 홍수열의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마음에 큰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크게 공감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지구촌의 자연재해를 보면서 이러다간 지구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

어떤 이들은 지구가 조절기능을 상실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는 시간에 따라서 지구가 자정기능을 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지구 스스로 조절한다면 인류에게는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 뻔하다.

그런 일을 맞닥뜨리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보호라도 해야 한다.

자기가 쓰레기 용역업체도 아니면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분리수거’라고 말을 하는 모순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프링글스 통을 쓰레기통에 휙 하니 던져버렸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분리배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이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고 절망적으로 느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만약에 밤 12시에 새로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우리의 그런 속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밤 12시의 도서관에서 내가 고른 책이 내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 책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른다.

나는 선택할 뿐이다.

‘행복으로 인도하는 책일까?

불행으로 인도하는 책일까?’ 그건 모른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낫겠지?’하는 심정으로 책을 고른다.

책의 결론은 예측할 수 있다.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어떤 인생을 살든지 다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의 인생도 괜찮은 삶이라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삶이라고 박수치며 격려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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