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인물은 위대한 말 한마디를 남긴다.
그 말 한마디로 기억된다.
1597년 음력 9월에 조선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도 일본군은 전선만 무려 133척을 앞세우고 전라남도 진도 앞 명량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전라도 해안을 장악하면 서해안 쪽으로 뱃길을 따라 조선 팔도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조선은 육로보다 바닷길과 강줄기를 따라서 사람이 오가고 물류가 이동했었다.
왜군으로서는 대규모 군사와 전쟁 보급품을 실어 나르려면 바다를 장악하는 게 중요했다.
선조 임금이 다시 이순신을 불러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며 왜군을 막아달라고 했을 때 누구나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이순신 장군이 드렸던 한마디가 있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영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미국은 18세기 중반에 이르러 점점 더 영국의 수탈이 심해지자 독립된 국가를 세우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그때 벤자민 프랭클린은 자신이 운영하던 신문사를 통해 한 컷짜리 만평을 실었다.
뱀의 몸통이 조각조각 잘린 그림 아래에는 ‘Join, or Die’라는 글을 써넣었다.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이 문구는 이후 미국 독립운동의 모토가 되었다.
세계 최강의 영국군에 대항해 이길 것이라곤 상상치도 못했다.
그러나 미국 13개 주 시민은 서로 뭉쳐서 영국군과 싸웠고 결국 독립을 이루었다.
이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우리에게도 전해져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명언으로 탈바꿈하였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정치인이자, 언론인이요, 사상가이자 피뢰침을 발명한 과학자인 것은 모르더라도 이 말 한마디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우리에게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알려진 맥아더 장군은 사실 그 이전에도 혁혁한 전공을 세운 위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이끌고 일본과의 전투에서 승전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연합군 사령관으로서 일본 왕으로부터 항복 선언을 받아냈으며(일본은 아직도 항복이라고 하지 않고 종전이라고 함) 일본 헌법 제정에도 관여하면서 일본을 실제로 통치했었다.
당시 자신들의 왕을 신이라고 생각했던 일본인들에게 “천황도 인간이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천황보다 더 신처럼 대우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북한 공산군이 파죽지세로 한반도를 장악해가자 인천상륙작전을 펼쳐서 순식간에 전쟁의 승기를 장악했다.
파란만장한 군인의 삶을 마감하면서 그는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라고 인사했다.
이 말이 미국 군가의 한 소절이라고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맥아더 장군의 말로 기억되고 있다.
네로황제나 진시황제처럼 절대 권력자의 말 한마디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였으며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하기도 하였다.
절대 권력자가 아니라도 우리의 말 한마디는 듣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되기도 하고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를 10년이 넘도록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에게 우리는 우리가 던진 한마디 말로 기억된다.
기적을 일으키는 것도 한마디의 말에서 시작하고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것도 한마디의 말에서부터 나온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름을 남긴 그 사람을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가 남긴 한마디 말 때문이다.
사람은 결국 그가 남긴 말로써 기억된다.
위대한 인물은 위대한 말을 한마디 남긴다.
그러면 아예 지금부터 위대한 말을 한마디씩 만들어가면 어떨까?
혹시 나도 위대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