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관리하듯 나를 잘 관리해야 한다

by 박은석


1년에 한 번 정도는 컴퓨터를 분해해서 청소하고 조립한다.

컴퓨터도 사람의 몸과 닮아서 관리를 잘해주면 오랫동안 쓸 수 있다.

무조건 최신형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기가 사용하는 용도에 맞는 컴퓨터가 좋다.

내 컴퓨터는 사무실에서는 사무용이고 집에서는 가정용이다.

그 수준에 맞는 컴퓨터다.

우리 아이들이 컴퓨터가 맘에 안 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게임 때문에 늘 염려가 되지만 아직 중독자는 아니라는 증거다.

영상 편집이나 고화질의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컴퓨터가 느려터졌다고 하는 이유는 대부분 관리를 안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케이스 뒤쪽 환기구를 보면 먼지가 수북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안에는 난리도 아닐 것이다.

뜯어서 깨끗이 청소를 해야 한다.

컴퓨터는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뜯어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케이스는 몸을 감싸는 옷이라고 보면 된다.

컴퓨터의 성능과는 무관하다.

케이스를 열면 얼기설기 여러 부품들이 붙어 있는 전자회로판이 보인다.

기계에 관심이 적은 사람은 잘못 만졌다가는 망가질 것 같아 덜컥 겁이 난다.

하지만 별것 아니다.

사람이 만든 것은 사람이 고칠 수 있다.


그 전자회로판을 메인보드 혹은 마더보드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컴퓨터의 몸통이다.

몸통이 크면 좋겠지만 작은 몸통에도 붙어 있을 건 다 있다.

몸통보다 중요한 게 두뇌와 기술이다.

몸통인 메인보드에 눈 시력을 담당하는 그래픽카드와 소리를 맡는 사운드카드가 붙어 있다.

물론 우리 눈 위에 안경을 쓰고 귀 안에 보청기를 넣듯이 더 좋은 성능의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몸의 팔다리 역할을 하는 마우스와 키보드 단자도 붙어 있다.

그래서 메인보드를 장착하면 컴퓨터 조립의 3분의 1은 끝난다.




몸에 심장이 있듯이 컴퓨터에도 힘을 주는 파워가 있다.

전력이다.

힘이 달리면 일을 할 수 없듯이 파워가 약하면 컴퓨터가 제 기능을 못 한다.

메인보드에 얼마나 많은 장치를 연결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그 용량에 맞는 파워를 장착하면 된다.

몸을 움직이려면 뇌의 명령을 받아야 하는데 컴퓨터의 두뇌는 cpu라는 거다.

이놈이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의 머리 좋은 사람들의 몸값이 비싼 것처럼 cpu는 크기는 작지만 컴퓨터의 가격과 성능을 좌우한다.


머리를 많이 쓰면 열받는 것처럼 cpu도 열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그 열을 식히기 위한 쿨러라는 선풍기가 붙어 있다.

1년에 한 번은 그 쿨러와 cpu를 분리해서 먼지를 털고 구리스를 발라준다.

이 작업만 해도 컴퓨터가 확실히 빨라진다.

아무리 두뇌가 좋아도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그래서 램이라고 하는 메모리 카드를 덧붙인다.

일종의 정보 기억 장치이다.




마지막으로 컴퓨터의 모든 자료들을 저장하는 하드디스크를 연결한다.

온갖 잡다한 것이 자료가 되는 세상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용량이 큰 게 좋다.

이제 자잘한 선 몇 개만 연결하면 된다.

메인보드를 보면 이 소켓에는 무슨 단자를 연결하라고 다 적혀 있다.

소켓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그래서 잘못 연결할 확률은 거의 없다.

전원버튼, 리셋버튼, usb 단자 같은 것 몇 개만 연결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컴퓨터 본체 조립이 다 끝났다.

케이스를 닫고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와 스피커 케이블들을 각 구멍에 맞게 끼워 넣는다.

이제 전원 버튼을 누르면 짜자잔! 깨끗한 화면이 나온다.

이렇게 청소만 잘해도 꽤 오래 쓸 수 있다.


어디 컴퓨터만 그러겠는가?

우리 몸도 정기적으로 관리를 잘해야 오래 쓴다.

인간관계도 관리를 잘해야 오래간다.

컴퓨터나 내 삶이나 관리가 필요하다.

컴퓨터를 관리하듯 나를 잘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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