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숨쉬기 게임이다

by 박은석


육상 경기는 달리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던지기 등의 여러 종목으로 나누어진다.

또 그 각각의 종목들은 그 안에 세부 종목으로 가지를 뻗는다.

이렇게 많은 육상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종목은 단연 100m달리기이다.

총소리와 함께 “와!” 하고 한 번 함성을 지르면 벌써 경기가 끝나 있다.

고작 10초 안팎으로 해서 경기가 끝난다.

그래서 100m달리기를 할 때 딴눈 팔면 경기를 보지 못한다.

관중들도 굉장히 집중하고 선수들은 더욱 집중한다.

‘아차!’하는 순간에 순위가 뒤바뀐다.


육안으로 봐서는 누가 결승선에 먼저 들어섰는지 분간이 안 될 때도 많다.

그래서 선수들이 결승선에 들어서는 순간 정밀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것을 판독하여서 순위를 결정한다.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순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정말이지 피 말리는 접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100m달리기를 ‘육상의 꽃’이라고 부른다.




100m달리기에서 우승한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라는 영예를 얻는다.

그 명성을 얻고자 선수들은 땀을 흘리며 뛰고 또 뛴다.

자신의 기록을 0.01초라도 앞당기려고 안간힘을 쓴다.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총소리와 함께 튕겨나가는 연습을 한다.

다리의 힘이 필요하기에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도 엄청나게 한다.

그래서 100m달리기 선수들의 허벅지는 어린아이들의 몸통만큼 두껍다.

신체적인 조건도 좋아야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키가 크고 순발력이 빠른 사람이 유리할 수 있다.

보폭을 넓게 빨리 옮겨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호흡이다.

사람이 숨을 안 쉬고는 살 수 없고 숨을 안 쉬고는 일을 할 수는 없다.

숨을 쉬는 순간이 재충전하는 시간이고 쉬는 시간이다.

그런데 100m달리기 선수들은 숨을 많이 쉬면 안 된다.

그러면 뒤처진다.




우리 생각에 숨 한 번 들이마시는 게 무슨 차이가 있겠나 싶지만 100m달리기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숨 한 번 쉬는 동안에 몸이 잠깐 멈칫하는데 그 순간에 상대 선수보다 몇 미터 뒤처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숨을 안 쉬고도 8초 정도는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100m달리기 선수들은 그 숨 참는 시간을 1~2초 더 늘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그 어떤 훈련보다도 숨을 참는 훈련을 혹독하게 한다.


출발하기 전에 숨을 한껏 들이마시고 몸 안에 들어온 산소를 완전히 다 태우면서 달리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막상 실전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절반 넘게 뛰고 나면 60미터나 70미터쯤에서 숨을 한 번 ‘헉’하고 들이마시는 선수들이 생긴다.

그때까지 잘 참고 왔는데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산소 결핍증을 느끼는 것이다.

당연히 순위에서 밀려난다.




도저히 숨을 참기가 힘들다면 결승선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때 숨을 쉬어야 한다.

그때까지는 죽을힘을 다해서 참아야 한다.

습관적으로 2번 숨을 쉬었다면 그 횟수를 한 번으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기록이 향상된다.

달리기는 결국 얼마나 숨을 잘 쉬느냐, 얼마나 숨을 잘 참느냐 하는 숨쉬기 경기이다.

달리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도 숨쉬기 경기이다.

얼마나 숨을 잘 쉬고 참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들이마셔야 할 때 들이마시고, 참아야 할 때 참고, 내쉬어야 할 때 내쉬어야 한다.

숨만 잘 쉬어도 건강할 수 있다.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식구에게 다가가서 그 코끝에 살짝 손을 대보았다.

내뱉는 숨결이 느껴졌다.

살았다! 사람의 생명이란 게 코끝의 호흡에 달려 있다.

인간관계도 숨쉬기이다.

숨만 잘 참아도 원활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잔뜩 열 받더라도 숨 한 번 깊이 들이마시고 꾹 참아보자.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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