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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쓴다
나의 글쓰기는 숙제이고 놀이이고 습관이다
by
박은석
Nov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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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한 편씩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지는 1년 반쯤 되었다.
다이어리에 틈틈이 썼던 글들을 타이핑하면서 하루 한 장의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100편 정도 글이 모여졌을 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굳이 브런치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었다.
나에게는 내가 품은 마음을 풀어줄 공간만 있으면 되었다.
그게 페이스북이든, 카카오톡이든 개의치 않았다.
감사하게도 브런치에서 글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주었다.
난생처음 댓글을 통해 ‘작가님’이라는 말로 인사도 받았다.
나름 글쓰기 과외선생도 해 보았지만 글쓰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안다.
글쓰기는 무엇보다도 강한 체력과 긴 시간을 끌어갈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이들처럼 등단을 하고 책을 내는 것이 나의 목표가 아니었다.
내 생각을 글로 풀어보는 것, 그러면서 나의 마음을 잡고,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많이 먹어야 많은 힘을 쓸 수 있듯이 글을 잘 쓰려면 많은 글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글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무던 애를 썼다.
소설이든 시나 수필이든 학문적인 글이나 단편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든 마음이 동하는 대로 읽었다.
덕분에 찢어진 백과사전처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찢어진 부분이 많아서 가끔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걸으면서 생각하고 사물을 보면서 생각하고 모니터를 보면서 생각하고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많이 생각하려고 힘을 썼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글들이 톡톡 튀어나온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써 보아야 한다.
그래서 끄적거리며 이렇게도 썼다가 저렇게도 써보았다.
처음 쓸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다시 보면 어색한 표현들이 보인다.
더 나은 표현과 더 적절한 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나만의 문체가 생겨났다.
그러나 나의 마음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브런치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분들이 어느새 두문불출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에게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그전까지 불타오르는 시간을 얼마나 지속하느냐가 나에게는 중요하다.
가능한 오래도록 글쓰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려면 글쓰기의 주제를 특정하지 않는 것이 나아 보였다.
매일매일 그날에 떠오르는 생각으로 한 편의 글을 짓기로 했다.
생각이 안 나는 날은 어떡할까?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살아 있는 한 생각 없이 지내는 날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가만히 있어도 하루에 오만 가지 생각을 하며 지낸다.
그 생각들을 어떻게 글로 엮느냐가 문제이지 생각이 나고 안 나고는 걱정할 게 아니다.
생각을 이리저리 엮어서 그날의 칼럼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를 단련할 장치가 필요했다.
게을러지면 안 되었기에 매일의 글 한 편을 인생 숙제로 여기기로 했다.
그날의 글은 그날 끝내야 하는 숙제이다.
그래야 글쓰기를 해야만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러나 부담감만 가지면 언젠가 탈이 난다.
그래서 글쓰기를 재밌는 놀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글 속에서 뛰어다니고 헤엄치고 글 속에서 옛 친구를 만나고 미래의 나를 상상한다.
그러다 보니까 글쓰기는 나에게 거대한 놀이터가 되었다.
놀이터에 좋은 놀이시설이 갖추어져 있어도 이용하는 아이들이 없으면 녹슬고 색이 바래지다가 폐기처분된다.
그러게 되지 않으려면 매일 놀아주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나의 글쓰기도 그와 같다.
매일 글쓰기와 놀아주는 내가 되기로 했다.
글쓰기가 습관인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글쓰기는 숙제이고 놀이이고 습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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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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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2009년 1년 200권 읽기 운동 시작. 2021년부터 1년 300권 읽기 운동으로 상향 . 하루에 칼럼 한 편 쓰기. 책과 삶에서 얻은 교훈을 글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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