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아주 작게 한 뼘씩 찾아온다

by 박은석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들 한다.

사람의 외형적인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성격, 성품, 인격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것들은 한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반복되면서 습관처럼 굳어진다.

딱딱하게 굳어진 것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벗겨내기가 쉽지 않다.

말랑말랑한 찰흙은 조몰락거리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굳어버린 시멘트로는 조몰락거릴 수가 없다.

새로운 모양을 만들려면 망치로 두드리고 끌로 깎아내야 한다.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람의 성격도, 성품도, 인격도 마찬가지다.

일단 한번 굳어버렸기 때문에 바꾸기가 도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꿀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는데 굳이 바꿔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마음을 지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꿔야 할 때가 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느껴진다면 바꿀 때가 된 것이다.




오른손잡이로 살아왔는데 빗길에 넘어지면서 오른손 골절상을 입었다면 오른손잡이를 고집할 수 없게 된다.

왼손으로 수저를 잡고 밥을 먹어야 한다.

왼손으로 글을 쓰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그렇게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과 노력이 쌓이고 굳어져서 습관이 되어야 비로소 바뀌게 된다.

그래도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을 바꾸는 것은 그나마 낫다.

변화하는 것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알아차릴 수 있으니까 그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성격이나 성품, 인격 같은 것들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변한 게 조금 느껴진다.

그래서 자신은 변하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옆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변하려고 했던 마음이 싹 가신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안 되는구나!’라며 포기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이루어지고 있다.

변화는 Before에서 After라고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결과물이 전부가 아니다.

변화는 이 모습에서 저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다.

품 안에 안겼던 아이들이 어느덧 훌쩍 커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키가 크기까지는 몇십 번이나 문틀에 발을 붙이고 얼마나 키가 컸나 높이를 쟀던 연필 자국이 남아 있다.

재크의 콩나무처럼 하룻밤 새에 훌쩍 키가 크는 것이 아니다.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커가고 바뀌어가는 것이다.

혁명의 시대라고 해서 확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혁명의 싹이 움텄고 자라왔다.

그런 여러 가지 사소한 변화들이 영글고 영글어서 때가 되었을 때 혁명의 꽃을 틔운 것이다.

모든 변화들은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작은 변화의 요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면 도전해봐야 한다.

하지만 절대로 무리해서는 안 된다.

가랑비가 옷을 젖게 하듯이 조금씩만 해나가면 된다.

하루에 하나씩이면 충분하다.

처음부터 긴 거리를 완주하려고 욕심부릴 필요 없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하루에 한 뼘씩만 나아가도 괜찮다.

하루에 고작 한 뼘, 25Cm밖에 안 된다고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하루에 한 뼘씩 나아가다 보면 100일이면 2.5Km가 되고 1년이면 얼추 10Km 가까이 된다.

그렇게 10년, 20년 살아왔으면 무시 못할 길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때 보잘것없다고 포기해버렸기에 지금껏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닐까?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나에게 적용해보자.

어리석은 사람이 매일 흙을 조금씩 퍼 나르다가 결국 산을 옮겼다고 한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엄청난 변화를 일궈낸 것이다.

변화는 그렇게 아주 작게 한 뼘씩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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