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차이 하나 때문에

by 박은석


아주 작은 차이 하나로 정반대되는 결과를 얻을 때가 있다.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5도 돌리는 것과 왼쪽으로 5도 돌리는 그 작은 차이 때문에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든다.

5초 차이로 버스를 탈 수도 있고 놓칠 수도 있다.

우습기도 하지만 끔찍한 유머가 있었다.

버스사고가 났는데 버스 승객 중에서 제일 억울한 사람이 누구일까라는 질문이었다.

졸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친 사람이라고 하기도 했고 이전 정류장에서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쫓아와서 문을 두드려 겨우 올라탄 사람이라는 대답도 있었다.

그 작은 차이 때문에 억울하게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아주 작은 차이 때문에 내가 서 있는 곳이 사고현장이 될 수도 있고 안전지대가 될 수도 있다.

그 차이를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우리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그냥 당할 뿐이다.




그래도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일들도 있다.

그런 작은 차이들이 있다.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매일의 삶의 태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등이 그렇다.

군대에서 많이 들었던 줄 잘 서는 것도 해당될 것이다.

뭐 이런 게 대수냐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일들은 어느 날 마음먹었다고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으쌰으쌰 하는 무슨 운동이 아니다.

습관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저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튀어나온다.

뒤에 오는 사람을 배려해서 문손잡이를 잠시 잡아주는 것, 북적대는 곳에서 부딪쳤을 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주는 것, 별것도 아닌데 고맙다고 말하는 것들은 의식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것들이다.

이런 표현 하나면 서로 좋아지는데 이런 사소한 것을 무시해서 서로 인상을 쓰고 다툼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까 메모를 잘 하더라는 글이 있었다.

그 정도의 위치면 머리도 비상할 테고, 비서가 있어서 어지간한 것은 다 챙겨줄 텐데도 자신이 직접 메모한다고 한다.

두 번 세 번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다.

그 글을 읽은 후부터 나도 틈틈이 메모를 한다.

반지갑보다 장지갑을 즐겨 사용한다는 말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지폐를 건넬 때 구겨지지 않은 깨끗한 지폐를 줄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성공한 사람들이 지갑에서 지폐를 꺼낼 일이 있기나 할까?

카드 하나면 될 테고 얼굴이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인데도 그렇단다.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서 품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하여튼 그런 말을 들은 후부터 나도 장지갑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본받고 싶을 뿐이다.




링컨에게 어느 참모가 사람을 한 명 소개했는데 링컨이 그를 만나보고서는 임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더니 링컨은 사람이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지 않은가?

도대체 그 사람의 얼굴이 어땠을까 수없이 상상해보았다.

사실 링컨의 얼굴도 호남형은 아니다.

선이 굵은 사람 같다.

원판불변의 법칙 같은 게 있어서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얼굴이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링컨은 도대체 그 사람의 얼굴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못마땅해했을까?

아주 작은 차이였을 것이다.

혹시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처럼 시옷 하나의 차이 같은 것 아니었을까?

아무리 잘 차려입어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곁에 두고 싶지 않을 것이다.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더라면 그냥 통과하지 않았을까?

분명히 링컨이 본 것은 아주 작은 차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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