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정말 잘할 수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바로 내가 그렇게 살았으니까 말이다.
요즘도 가끔 그런 신세한탄을 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신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기회라는 것은 앞머리는 치렁치렁한데 그 머리를 잡을라치면 급하게 지나버린다.
그래도 지나가는 그 머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뒷머리는 깎아버려서 잡을 수가 없다.
기회는 다가올 때 재빨리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게 기회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기회라고 덥석 물었던 것 때문에 폭삭 망하는 사람도 있고 기회를 뺏기고 부담만 떠안았다고 했는데 그게 대박을 터뜨리는 기회가 된 사람도 있다.
기회는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 불쑥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는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내가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1896년에 프랑스의 유명한 화학자인 앙리 베크렐은 우라늄 염(鹽) 덩어리를 사진현상판 위에 넣고 포장하여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얼마 후에 서랍에서 그것을 꺼내서 포장을 열었는데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사진현상판에 우라늄 덩어리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현상판에 마치 빛을 쪼인 것 같은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깜짝 놀란 그는 우라늄 덩어리에서 어떤 빛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서 몇 가지 실험을 했는데 역시나 우라늄에서 빛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는 이게 무슨 현상인지 궁금했지만 계속 연구할 여건이 여의치 않았는지 자신의 제자에게 이 현상을 연구해보라고 하였다.
그 학생은 폴란드 태생이었는데 결혼하여 남편과 함께 얼마 전에 프랑스로 이민을 온 여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이 흔치 않았는데 이 여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굉장히 열심을 내며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여학생은 자기 남편 피에르와 함께 베크렐 교수가 맡긴 과제를 연구하던 중에 어떤 종류의 돌은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일정하게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에너지가 방출되면 자연히 그 크기나 무게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 돌은 에너지가 나가도 모양이나 질량이 전혀 변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매우 특이한 현상이었다.
그 돌은 아주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 돌에서 생성되는 에너지가 크게 세 종류가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을 그리스어 알파벳을 따라서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분출된 그 에너지를 ‘방사능(放射能)’이라고 불렀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위대한 발견을 한 것이다.
이후에 그녀는 방사능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03년에 베크렐 교수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고 1911년에는 노벨 화학상도 받았다.
그 여학생의 이름은 마리 퀴리이다.
베크렐 교수는 평생 연구에 몰두하여 화학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우라늄 염을 구입한 것도 계속 연구를 하기 위함이었다.
사진현상판에 우라늄 덩어리의 형상이 찍힌 사건은 그에게 큰 기회이기도 했지만 현상판을 망친 사건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상판 가격도 꽤 비쌌을 것이다.
그런 현상에 대해서 자신이 연구할 수도 있었지만 제자에게 연구해보라고 한 것은 찾아온 기회를 걷어차버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퀴리 부인을 통해서 방사능이라고 하는 놀라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자 덕분에 스승도 더욱 유명해졌다.
엄청난 기회가 되었다.
퀴리 입장에서는 스승으로부터 귀찮은 숙제를 하나 받은 것이었다.
그 숙제를 묵묵히 수행했을 뿐인데 그게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기회가 없었다며 푸념하는 것은 지나간 시간으로 족했다.
이제는 나의 기회를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