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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Jan 07. 2022

사람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공부해야 하는 존재이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다 배움의 과정이다.

죔죔, 도리도리 하는 것도 배우고 숟가락 잡고 밥 먹는 것도 배운다.

집에서도 배우고 유치원과 학교에서도 배운다.

웃어른에게서도 배우고 친구들에게서도 배우고 아랫사람에게서도 배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대처방안도 배워야 하고 일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돌리면 온통 배울 것투성이다.

배우는 과정이 만만하거나 쉬운 일은 없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배움의 경지와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는 것은 조금만 배우면 된다.

하지만 전문적인 실력을 기르려면 엄청나게 배워야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이라도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그 일을 배운 사람에게는 전문가라느니 달인이라느니 하는 칭호를 붙여준다.

그만큼 그의 배움을 존중해준다.




어지간한 일들은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들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배우고 배워도 배움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야가 있다.

배워도 배워도 모르겠다.

무슨 공부가 그렇게 어렵냐고 물어볼 것 같다.

그러면 나는 그 공부는 바로 사람공부라고 말한다.

수학에는 공식이 있고 어학에는 문법이 있어서 그 법칙을 따르면 배우기 쉽다.

역사는 흐름을 읽어가면 알 수 있고 음악과 미술도 어떤 질서가 있다.

정치 경제학이나 의학과 공학도 법칙과 흐름을 깨우치면 배우기 수월하다.

그런데 사람공부는 공식이 따로 없다.

이 사람에게는 이런 방법을 써야 하고 저 사람에게는 저런 방법을 써야 한다.

어제까지는 잘 들어맞았는데 오늘은 도통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달이 일정한 날이 되면 히스테리 증상이 나타나 모든 것이 리셋되기도 한다.

좋다고 깔깔대다가 갑자기 성질을 내는 사람에게 어떤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사람공부만 잘해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엄청 많다.

하도 사람공부가 어렵다보니까 사람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자였던 프랑스의 샤를 드 부엘(Charles de Bouelles)은 사람을 4종류로 나누어서 사람공부를 하였다.

그의 분류에 따르면 첫째는 돌처럼 그냥 존재하는 인간이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는 인간이다.

둘째는 식물처럼 살아가는 인간이다.

살아간다니까 성장하고 변화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삶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다.

셋째는 동물처럼 느낄 수 있는 인간이다.

주변의 일들에 대한 감정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승화시키지 못하는 인간이다.

넷째는 사람답게 이해하는 인간이다.

사람공부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인간상이다.




이해하는 인간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다양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우리로서는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지극히 한정적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일은 거의 없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책 중에서도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사람들이 인정하고 공감하는 책, 바로 고전을 읽는 것이다.

고전은 인류 역사가 진행될 때 그 각각의 시대에 대한 문화와 사회 질서를 보여준다.

인류 문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고 조상 없는 후손도 없으며 역사 없는 사회도 없다.

인류 문명의 뿌리인 고전을 공부하다 보면 그 뿌리에서 뻗어 나온 오늘날의 사람들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람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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